[충청시대 이끄는 대학들] 우송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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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9시 대전시 동구 자양동 우송대학교 우송관 건물 3층 강의실. 방학 중인데도 70석의 좌석이 꽉 차있다. 이 대학 유아교육과 3학년 학생들이 보육실습 수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수업은 우송대가 운영하는 ‘1학년 4학기제’의 여름학기(6월 15일~7월 27일)의 일부다. 수업에 참가한 유아교육과 3학년 김민정씨는 “방학 때 전교생이 수업을 듣는 것은 대학가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이라며 “여름학기를 활용해 다른 대학 학생에 비해 보육교사 자격증을 일찍 취득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송대 유아교육과 학생들이 여름방학 계절학기 수업을 듣고 있다. [김성태 프리랜서]

 우송대가 지난해 3월 도입한 ‘1학년 4학기’제가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4학기제는 종전 봄과 가을학기 등 2학기로 구성된 학사 일정에 여름과 겨울방학 기간에 학기를 추가해 4학기로 만든 것이다. 4학기제는 봄·가을학기는 각각 15주, 여름·겨울학기는 각각 6주로 운영된다. 이에 따라 7학기 만에 졸업하는 것이 가능하게 됐다. 재학생이 여름·겨울학기에 의무적으로 수업을 들어야 하는 점이 보통의 계절학기와 다르다. 시스템을 도입한 대학은 우송대가 전국에서 유일하다.

 이 대학 임승철 교무처장은 “전공필수 과목 등이 여름·겨울학기에 편성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수강 신청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4학기제가 되면서 전체 수업일수는 600일(120주)에서 705일(141주)로 늘었다. 졸업에 필요한 이수 학점은 140학점에서 154학점으로 많아졌다.

 우송대가 1학년 4학기제를 도입하게 된 것은 학생들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이달영 부총장은 “한국 대학의 수업 일수가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에 비해 연간 4∼6주 적다”며 “유학생 유치뿐 아니라 국내 학생들의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공부를 더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4학기제 도입 이후 여름·겨울철 계절학기 운영 성과가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여름·겨울학기의 경우 부전공·복수전공자가 15명에 불과했으나 4학기제 시행 뒤 1163명으로 급증했다. 배움의 기회가 많아지면서 학생들이 더 많은 수업을 수강한 결과다. 또 조기 졸업자 수는 22명에서 214명으로, 취업 준비를 위한 인턴십 신청자는 225명에서 485명으로 증가했다. 또 자격증 취득 건수는 2009년 3551건에서 2010년 4330건으로 22% 증가했다. 취업률도 2009년 56.9%에서 2010년 64%로 상승했다.

우송대는 이 같은 교육시스템 도입으로 정부로부터 ‘2011년 학부교육 선진화대학’으로 선정됐다. 이로 인해 앞으로 4년간 정부예산 126억 원을 지원받는다.

글=김방현 기자
사진=김성태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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