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 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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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과 실사의 절묘한 조화가 색다른 재미와 충격을 주는 작품 〈누가 로저 래빗을 모함 하는가?〉는 실사와 애니메이션의 합성함으로써 경이로운 영상을 완성켰다.
이 영화를 성공시킨 공로자는 제메이키스도 스필버그도 아닌 리차드 윌리암스 이다.

리차드 윌리암스는 1933년 캐나다의 토론토에서 태어났다. 그는 1955년 〈yellow submarim〉(노란 잠수함)으로 유명한 조지 더닝과 함께 영국으로 건너가 1958년에 〈The little lsland〉(작은 섬)와 〈Love me, Love me, Love me〉를 발표했다.

그리고 1971년에는 그의 대표작 〈A Chrismas Carol〉(크리스마스 캐롤 : 찰스 디킨스 원작소설)를 내놓게 되는데, 이 작품은 미국의 ABC가 제작비를 대고 벅스 바니에서 로드러너와 코요테 등에 이르기까지 워너 브러더스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캐릭터 디자이너 '척 존스'가 감수를 맡아 화제가 되었다. 그는 이 작품으로 '오스카 상'을 거머쥐게 된다.

리차드 윌리암스는 영국 애니메이터이다. 1993년작 〈욤욤공주와 도둑〉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작가로 그의 수상 경력만도 240회나 된다.

또한 그는 시점을 창출해내는 안목이 탁월해 이미 굳어져 있는 영화 기법에 구애 받지 않고 작업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 덕분에 관객은 그가 표현 하고자 하는 영상을 즐길수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스필버그는 그를 영입하면서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한다. "그가 없었더라면 이렇게 독특한 3차원적 애니메이션 시스템을 실현 시킨다는 것은 불가능 했을 것이라고" 극찬을 했다고 한다.

상업적인 애니메이션의 비조로 여겨 지는 월트 디즈니가 애니메이션의 일부분을 외국인에게 맡긴다는 자체가 이상한 일이지만 당시 디즈니사에서는 애니메이션의 부분 작업은 수년간 없었다. '로저래빗'에 필요한 전부를 소화하는데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 에서 'An American Tail' 등 꾸준히 작업을 해온 스필버그와 윌리암스를 기용하게 된것이다.

작업은 먼저 실사를 촬영하고 이를 확대 복사해서 그것에 맞추어 그림을 그리고 이를 비디오와 결합하는 방식을 취했다. 만화의 입체감과 질감을 위해 ILM 에서 컴퓨터 그래픽 처리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졌다.

제작 기간도 무려 2년이 소요 되었으며 제작비 만도 약 4천 5백만불을 투자했다. 총 프레임 수도 8만2천8십개로 구성되었다. 여기에 참여한 애니메이터만 300명 이상이며 미국과 영국을 오가면서 진행되었기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었다.

이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100명이나 된다. 제작자인 스필버그는 이들을 등장 시키위해서 1명당 5천달러를 주고 사용권을 얻었는데 가장 중요한 문제를 쉽게 해결함으로써 능숙한 프로듀서로서 재능을 보여주었다.

여기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미키 마우스', '덤보' 등 디즈니의 캐릭터와 유니버셜사의 '딱다구리', 워너브러더스의 '포키 피그', '대피덕' 과 플라이셔 스튜디오의 '배티 붑' 등 내노라 하는 캐릭터들이 나온다.

워너 브러더스사는 디즈니의 미키 마우스와 나란히 나오게 할것과 미키 마우스와 같은 량의 대사가 없으면 출연시키지 않겠다고 했다는데, 다행이도 디즈니사에서 워너의 조건을 받아 들여 출연이 가능했다고 한다.

이 애니메이션은 내용 전개 방식이나 구성상 느와르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다.
'필름 느와르'라는 영화의 양식은 1920년대 독일 표현주의와 1930년대 프랑스의 시적 리얼리즘의 영향의 영향을 받았는데 헐리우드에서는 1940년대에 나타난다.

어두운 뒷 골목, 쫓기는 주인공, 살인자들, 주인공을 파멸 시키는 여자들의 등장이 느와르의 장르적 전통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 작품의 만화 주인공들은 대중적이며 정교하고 자의식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제시카의 대사를 보면 짐작할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난 진짜 나쁘지 않아요. 난 단지 그려진대로 움직일 뿐" 이라고 하는 말에서 알수 있다.
마지막 장면에 애니메이션 사장의 "만화주인공들에게 만화동산을 주노라"라는 유서 처럼 만화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묻어있는 훌륭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