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결성은 1년, 인디 내공은 15년 … ‘국가대표급 선수’들의 소리 질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2면

2집 앨범을 발표한 록 밴드 옐로우몬스터즈. 왼쪽부터 최재혁·이용원·한진영.

옐로우몬스터즈 2집 앨범 ‘라이엇(Riot)’ 사용법. 플레이 버튼을 누르기 전 볼륨을 최대로 올린다. 쟁쟁쟁~ 강렬한 기타 리프가 들리면 고개를 까딱거려 본다. 텅텅텅~ 드럼이 보태지고, 이윽고 둥둥둥~ 베이스가 올라타면 폴짝폴짝 뛰면서 몸을 흔든다.

 주의! 가끔 주변을 살펴야 한다. 이 밴드의 음악을 듣다 보면, 절로 소리를 지르고 싶어질 테니까.

 3인조 록 밴드 옐로우몬스터즈는 무섭게 질주한다. 딱 1년 전 결성된 팀이 벌써 정규앨범을 두 장 냈다. 1년간 200번 넘게 라이브 무대에 섰고, 가을께 일본 데뷔도 앞두고 있다.

‘인디밴드 1세대’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뭉친 만큼 가파른 성장세다. 델리스파이스 출신 최재혁(드럼), 마이앤트메리 출신 한진영(베이스), 껌엑스 출신 이용원(보컬·기타)이 결성한 옐로우몬스터즈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하는 ‘국가대표’급 록 밴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들이 최근 내놓은 2집 앨범은 그 확실한 증거물이다. 록의 괴물다운 내공이 고스란히 담겼다. 타이틀곡 ‘라이엇’의 하드 록 에너지가 마지막 트랙 ‘차가운 비’에 이르기까지 마구 발산된다.

 옐로우몬스터즈는 모든 멤버가 직접 곡을 쓰는 밴드다. 그 가운데 특히 이용원의 생산력이 돋보인다. 하루에 서너 곡쯤 아무렇지도 않게 써낸단다. 그렇게 쌓인 음악 가운데 가장 반짝이는 것만 이번 앨범에 담았다.

 “누군가 곡을 만들어 오면 멤버들끼리 모여서 철저히 검증했습니다. 스스로에게 100% 확신이 들어야 하거든요. 2집에 실린 15곡 모두가 베스트 넘버라고 확신합니다.”(최재혁)

 이들은 “프로 밴드라면 폼만 잡지 말고 치열하게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인디’란 말을 간판쯤으로 생각하는 이들에게 건네는 따끔한 충고다. 2집에도 그런 뾰족한 시각이 담겼다. 이를테면 다음 같은 대목. ‘연습보다 넌 술만…술 먹는 게 멋이래.’(‘The End’)

 “곡이 안 써진다고 여행을 가고, 몇 달씩 쉬면서 마냥 술이나 마시고…. 그게 멋인 것처럼 인식되는 분위기가 있어요. 프로라면 그렇게 나태해선 안 되죠.”(한진영)

 멤버 모두 인디밴드로 활동한 지 15년쯤 됐다. 이용원은 “오랜 시행착오 끝에 찾은 해답이 옐로우몬스터즈”라고 했고, 최재혁은 “결혼에 비유하자면, 초혼이 아니라 재혼인 만큼 매우 신중하게 결합된 밴드”라고 했다.

다음 달 19일 오후 8시 홍익대 앞 상상마당에서 단독 콘서트(02-3141-3488)를 연다. 이들의 ‘재혼’이 행복하게 지속되기를!

정강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