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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한인 기구한 인생 '대역전'

미주중앙

입력

연방 수사당국의 도움으로 10여년만에 친모의 생명보험금 40여만 달러를 받게된 김민호씨(가운데)가 19일 연방검찰 로버트 오닐 플로리다주 지검장(왼쪽)과 함께 회견에 참석해 소감을 밝히고 있다. [AP]


뉴욕에 사는 20대 한인이 위탁부모가 가로챈 친어머니의 생명보험금 40여만 달러를 연방 수사당국의 도움으로 6년 만에 되찾았다.

연방검찰 플로리다주 중부지검은 19일 수표 전달식을 겸한 기자회견을 열고 김민호(미국이름 마르커스 김·25)씨에게 친모의 생명보험금 40만9662.94달러를 지급했다. 이 돈은 검찰이 김씨의 위탁부모를 체포한 뒤 압수한 부동산 등을 매각해 마련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의 아버지는 지난 2000년 11월 퀸즈의 집에서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내를 부엌칼로 찔러 살해한 뒤 자살했다.

부모를 잃은 김씨는 위탁부모인 아시아 콘셉시온 오로페자와 라하메스 안토니오 오로페자의 보호를 받게 된다. 그러나 김씨가 18세가 되면서 친모의 생명보험금이 지급되자 이들은 이를 가로채기 위해 모의를 했다.

로버트 오닐 지검장은 “2005년 김씨의 위탁부모는 그를 플로리다주의 한 은행 지점으로 데려가 40만 달러짜리 양도성 예금증서 계좌를 열 것을 종용했고, 다음날 김씨의 서명을 위조해 예금을 빼낸 뒤 그 돈으로 부동산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위탁부모의 행동을 의심한 김씨는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 검찰에 도움을 요청했고, 결국 연방검찰과 연방수사국(FBI)이 공동으로 수사를 진행해 이들의 사기 행각을 밝혀냈다. 지난해 사기와 사기공모 혐의로 유죄평결을 받은 이들은 징역 3년형을 선고 받고 현재 연방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무대장치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김씨는 이날 회견에서 “친부모를 잃은 후 위탁부모가 나를 위로했고 그들의 보호를 받기로 결심했었다”며 “나 또한 당시엔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해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였지만 그 것이 나의 가장 큰 실수였다”고 말했다.

신동찬 기자 shin73@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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