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장위구르 유혈 충돌 4명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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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중국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18일 유혈충돌이 벌어져 최소 4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한족과 위구르족 간 민족 갈등으로 200명 가까이 숨진 최악의 인종폭력 사태가 발생한 지 2년 만이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신장위구르자치구 허톈(和田)시에서 경찰서 습격에 이은 인질 사태가 발생, 진압 과정에서 경찰관을 포함해 최소 4명이 숨졌다.

 통신은 18일 “한 무리의 ‘폭도’들이 이날 정오쯤 경찰서를 습격, 인질을 붙잡고 불을 질렀다”며 “공안과 무장경찰이 현장에 출동, 완강히 저항하는 수명의 범인들을 사살했다”고 보도했다. 상황은 오후 1시30분에 종료됐으며 진압 과정에서 범인들 외에도 무장경찰 1명과 보안요원 1명이 숨졌다.

 아울러 진압 과정에서 인질 2명이 부상하고 보안요원 1명이 중상을 입었다. 그러나 통신은 시위 경위 등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공안은 국가 대테러팀 관계자들을 현지에 파견해 사건 처리를 지휘하고 있다고 밝혀 중국 당국이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독일에 본부를 둔 위구르인 단체 ‘세계위구르회의’는 경찰이 위구르인들의 평화집회 보장 요구를 거부한 뒤 유혈충돌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의 대변인 딜사트 라시트는 “이어 경찰이 발포했으며 13명이 체포되고 1명은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라시트는 “집회엔 여성과 학생들이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허톈 지역에서 위구르인의 종교적 자유가 제한되고 한족의 유입으로 위구르인들의 거주지가 사라지고 있는 사실들을 언급하며 “시위대가 공안에게 ‘위구르인의 정치적 요구를 존중해 달라’고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는 2009년 7월 5일 한족과 위구르인 사이의 민족 갈등이 폭력 시위 사태로 번져 197명이 숨지고 1700여 명이 부상했다. 이슬람을 믿는 소수 민족인 위구르족의 비율이 높은 신장자치구에선 2009년과 같은 유혈 사태 외에도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무장투쟁 세력들이 일으키는 테러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일부 과격 위구르족들은 중국에서 독립해 ‘동투르키스탄’이란 나라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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