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교육 여전도사 3인방

중앙일보

입력

'청소년을 위한 내일 여성센터' 부설 성교육센터 (319-5056)
의 정미정 (37)
.이현숙 (35)
.김성아 (38)
씨는 '성교육 여전도사' 들이다.

유교적 가치관속에 성교육 불모지나 다름없는 우리 사회에 성문제 상담과 강좌.출판을 통해 아름답고 건전한 성을 전파하고 있다.

내일 여성센터 부설 영등포 아우성센터 소장인 김성아씨는 '리틀 구성애' 로 불리는 이름난 성교육 강사다. 연 2백회 정도 학교와 사회단체 등에서 강연하고 있다.

이현숙씨는 지난 3년간 인터넷을 통한 성상담영역을 구축해 '사이버 성상담가' 로 불린다. 그는 "성문제가 심각한데 비해 전문가나 관심을 갖는 이는 아직도 적다" 고 말했다.

이들이 성교육 문제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1995년. 대학시절 학생운동을 하며 사회문제에 관심의 끈을 놓치지 않고 있다가 내일 여성센터가 문을 열자 곧바로 참여한 것.

학부모와 청소년은 물론 학교.사회단체에서 성교육 강의와 상담에 나섰다. 센터내 상담원들과 함께 '예비 중학생을 위한 아우성' '올바른 자녀 성교육' '초보직장여성을 위한 99가지 지혜' 등 6~7권의 소책자와 성교육 교안을 만들어 보급하기도 했다.

이들에 최근에 초등학교 저학년용 성교육 만화책을 펴냈다.

'구성애 아줌마의 어린이 아우성' (도서출판 석탑)
이란 제목의 이 책은 초등학교 1~3학년의 눈높이에 딱 맞춘 흔치 않은 책. "성교육이야말로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춘 '맞춤교육' 이 돼야한다" 는 신념으로 만들었다.

성교육전문가 구성애씨의 감수를 받아 책이름에 구씨의 이름을 붙였지만 책을 기획하고, 내용을 채우고, 글을 다듬은 것은 이들 성교육 3인방의 몫. "지난 8개월간 그동안의 경험과 지식을 다 쏟아부었다" 고 했다.

이들이 어린이 아우성을 제작하게 된 동기는 유아용이나 중.고교생을 위한 성교육 지침서는 시중에 더러 있지만 초등학교 저학년용은 마땅한 책이 없었기 때문. 지난 3년간 센터에서 전화상담을 하며 어린이 신문 필자로 성교육을 해온 정씨는 "초등학교 저학년은 성교육을 하기에 매우 어려운 연령대" 라고 했다.

유아들보다는 깊이있는 내용을 알고싶어 하지만 성에 대한 생물학적 내용과 올바른 가치관을 알아듣기엔 이해정도가 낮기 때문이라는 것. 고민끝에 이들은 어린이에게 친숙한 만화를 찾아냈다.

모두 7장으로 구성된 책에는 초등학교 3학년인 한궁금군과 나소중양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사춘기의 성▶음란물▶성폭력▶남성과 여성의 성역할 등의 내용을 담았다.

수정과정에 대해 설명한 '2억대 1의 출생비밀, 그 수수께끼를 풀어라' , 태아의 성장을 그린 '막중이는 외계인?' 등 제목부터 어린이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구성작가 및 만화작가와 2주일에 한번씩 만나 토론을 하며 내용을 다듬고 다듬었다.

"성교육은 평소 부모와 자녀가 일상사를 얘기하듯 자연스럽게 하는게 중요하다" 고 강조하는 이들은 책을 사면 자녀들만 보게할게 아니라 반드시 부모도 함께 읽고 대화하라고 조언했다.

책은 다음주 중 시판될 예정이다.

문경란 기자 <moonkr@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