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곤후보]" 온 국민에게 웃음주는 정치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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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코미디언으로서는 정주일씨에 이어 두번째로 정치에 입문하신 건데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어제·오늘 연예인으로 인기를 끌어왔기 때문에 그 인기를 등에 업고 정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다. 어릴때부터 정치가 꿈이었다. 하지만 그전에 먼저 돈을 벌어야 겠다는 생각에 코미디를 했다. 이제 나이가 40에 이르러 원래 하고 싶었던 것을 하게됐다.

2. 어릴때부터 정치가가 꿈이었다 하니 정치가가 갖춰야 할 덕목에 대해 긴 시간 생각을 하셨을 텐데...

무엇보다 국민을 편안하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국회는 여야가 치고 박고 싸우는 등 너무 사리사욕만 앞세운다. 난 온 국민을 안심시키고 편안하게 해주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통일이고 경제고 모든 문제는 국민에게 웃음을 줘야 하는거 아니겠는가. 그런 정치를 하고 싶다.

3. 이번 선거에 임하면서 각오랄까 전략이 있다면

많은 사람이 선거를 전쟁의 개념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난 축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장 모범적인 선거·돈 안쓰는 선거를 할 생각이다. 20.30억씩 돈을 쓰면 4년동안 본전에 이자 뽑을 생각에 혈안이 될 것은 뻔하다. 돈 안쓰는 후보라야 그사람에게 나라일도 보이고 주민의 민원도 보이는 것이다.

4. 무소속이라 쓸 돈도 별로 없을텐데

일본에 도쿄지사까지 지낸 아오지마라는 코미디언이 있었는데 이분이 도쿄지사 당선될 적에 돈 한푼 없이 자전거하나 사서 타고 다니면서 당선된 사례가 있다. 저도 아침 6시30분부터 계속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그러다보니 돈 쓸데가 없다. 별로 큰 돈 안들어가고 제 스스로도 이번 선거를 아주 즐기면서 하고 있다.

5. 자전거를 잘 타나보다

하루에 8시간씩 자전거를 타다 보니 다이어트도 되고 그래서 15kg이나 몸무게가 줄었다. 너무너무 행복하고 이제 고개 숙이면 보일게 다 보인다.

6. 해결하고자 하는 현안은

성동구가 문제가 많은데 특히나 무분별하게 아파트를 허가해서 도로는 그대론데 주민만 늘어나서 교통난·주차난이 말이 아니게 심각하다. 그래서 자전거가 중심 교통수단이 되는 구로 만들 생각이다. 한 가구당 자전거 한대씩을 꼭 보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7.상대 후보들이 둘다 만만치 않은데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무소속이다보니 아무도 관심가져주지 않는게 사실이다. 연예계에서는 그래도 나름대로 주목을 받아 왔는데 낯선 정치판에 오니 더군다나 당을 박차고 나오고 보니 이만저만 힘든게 아니다. 하지만 저를 믿어주는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열심히 할 것이다. 어떤 후보를 뽑을진 모두 유권자들의 몫이다. 하지만 이거 하나는 인지하고 있길 바란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일을 하는 심부름꾼이지 절대 상전을 뽑는게 아니다. 편안하고 만만한 사람을 뽑아야 일을 많이 시킬 수 있음을 꼭 명심해 주길 바란다

8. 자민련 탈당 사유가 지역주의 양상으로 흐르는 정치권에 대한 회의라고 했는데 그래서 지역주의에 대해 할 말이 많을텐데..

너무 비약일진 모르겠지만 이런식으로 선거를 몇번 치루다 보면 우리 조국 쪼개질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경상도·호남·영남의 지역당이 나와 지역선거를 획책한다면 정말 위험하다. 당엔 미안하지만 시사코미디를 해오며 비난해왔던 지역주의 선거의 선수로 나올 순 없다는 제 양심과의 약속때문에 탈당할 수 밖에 없었다. 전국 최다 유권자가 있는 성동주민들의 현명한 판단이 있길 바란다.

9. 현재 선거판세는 어떤거 같은가. 아무래도 인지도에 비해 지지도가 많이 낮을거 같은데...

지금은 선거초반이라 많이 열세다. 게다가 자민련 탈당 과정에서 선거를 중간에 포기했다는 루머도 있다. 하지만 28일 본격적인 선거활동에 들어가게 되면 저의 이런 진실을 호소할 것이고 이 호소가 먹혀들어가면 분명히 막판에 뒤집을 수 있다고 본다. 이번 선거도 영호남의 머릿수 싸움으로 가면 절대로 안된다. 그래서 나름대로 " 아직도 기존정당에 기대를 거십니까? 이들에게 혼을 내고 싶은신가요?" 라는 싸움으로 몰고 가서 반드시 승리를 차지하겠다.

10. 상대후보들의 색채가 아주 뚜렷하고 그래서 지지층도 분명하게 구분되는 경향인데 김후보는 어떤가?

두후보가 진보다 보수다 나누는것 자체를 저는 인정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정치 현실상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정치할 수 없다. 자신이 의견과는 상관없이 당의 총재가 가자는 대로 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본인의 색깔이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저는 20년동안 검증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거짓말 할 수 없다. 정말 때묻지 않은, 정치를 너무 모르기 때문에 깨끗할 수 있는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처신할 것인지를 결정하고 있다. 끝까지 무소속으로 남아서 국회의원을 감시하는 국회의원이 될 것이다.

11. 정치에 입문하면서 큰 틀로서 우리나라 정치가 어떻게 변해야 한다는 개인적인 비전이 있었을 텐데

더이상 나라쪼개기에 앞장서는 대통령제는 안된다고 본다. 자민련에 입당한 이유도 내각제를 해야 한다는 개인적인 생각때문이었다. 무능한 사람은 빨리 갈아치우고 유능한 사람은 10년이고 20년이고 계속 집권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능력에 상관없이 같은 기회를 주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다. 결국 양당제로 가서 보다 체계적인 정계개편이 되어야 한다. 깨끗한 사람이 많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한강물이 더럽다고 안 마실수 없듯이 더럽더라도 자신의 몸을 좀 더럽히더라도 이것을 정화시키자는 생각으로 참여해야 한다.

12 마지막으로 유권자들께 한마디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국회의원은 일하는 심부름꾼을 뽑는것이다. 상전을 뽑아놓고 코배기도 볼수없다고 투덜거리는 분들이 많은데 이는 처음부터 잘못 뽑은것이다. 마음놓고 다룰 수 있는 ' 형곤이~' 하면 언제든 달려가는 만만한 사람을 뽑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거 하나 만약 제가 당선되면 성동구관내에서는 절대 자가용타고 다니지 않겠다는 것을 약속하겠다. 자전거만 타고 다니면서 언제든지 길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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