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분위기 물씬 나는 선수촌 내달 초 마무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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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희(72·계명대 총장·사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선수촌장은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대학 업무를 보면서 육상대회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대회를 앞두고 의식개혁운동을 펴는 문화시민운동협의회의 회장도 맡고 있다. 1인 3역이다. 신 총장은 요즘 무척 고무돼 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관계자들이 대회 선수촌 시설을 극찬해서다. 라민 디악 IAAF 회장은 “눈이 부실 정도로 훌륭한 선수촌 시설에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대회가 가까워지면서 시민 의식도 나아지고 있다. 개인적으론 계명대가 교육과학기술부의 2011학년도 교육역량강화 지원사업과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ACE) 지원사업에 각각 선정돼 모두 158억원의 국비지원금을 확보하는 경사도 있었다.

 -선수촌 공사는 마무리됐나.

 “동구 율하동 율하택지지구에 지어진 9개 동의 아파트(528가구)가 선수촌이다. 대회 기간 세계 각국의 선수·임원 3500명이 이곳에서 묵는다. 아파트 건설공사는 모두 끝났고 현재 침대와 냉장고 등을 설치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다음달 초 손님맞이 준비가 마무리된다. 한복 디자이너 이효재씨가 한국적인 분위기가 나도록 내부를 꾸민다. 셔틀버스로 경기장과 7분 거리에 있어 편리하다.”

 -선수촌 운영 방침은.

 “편안하고 안락한 휴식공간으로 만들 생각이다. 그래야 선수들이 최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 방마다 개별 냉방시스템과 초고속통신망·무선통신망 등을 설치한다. 선수촌 지하 주차장을 개조해 1500명이 동시에 식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1급 호텔이 한식·일식·중식·양식·이슬람식 등의 식단을 제공한다. 선수촌 중앙광장에서는 한복입기·줄타기·날뫼북춤·다도체험·전통염색 등 각종 공연과 체험행사가 열린다. 선수들에게 우리 문화를 알리기 위해서다.”

 -문화시민운동은 무엇인가.

 “대회 참여 분위기를 조성하고 시민 의식을 제고해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자는 것이다. 2009년 3월 협의회가 출범한 이후 친절·질서·청결 등 범시민 3대 실천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510회에 걸쳐 운수업·식당업·이미용업 등 서비스업 종사자 7만8000명에게 교육했다. 또 시민 의식 개혁 포럼을 열고 매달 2∼3차례 도심 청소와 교통질서 계도 활동도 하고 있다.”

 -왜 이 운동이 필요한가.

 “대구 사람은 무뚝뚝하고 보수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속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는 외국인에겐 통하지 않는다. 이젠 바뀌어야 한다. 미소와 친절로 손님을 맞고 먼저 인사하는 등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열린 도시를 만들려면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시민에게 당부할 말씀은.

 “육상선수권대회는 대구가 글로벌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시민 개개인이 대구뿐 아니라 우리나라를 대표한다는 생각을 가져 달라. 그러면 틀림없이 성공적인 대회가 될 것이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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