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협 사태 합의문 놓고 해석 차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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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선수협의회 사태가 10일 문화관광부의 중재로 타협에 이르렀으나 합의문에 대한 양측 해석이 달라 혼선이 일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상국사무총장은 "양측 합의의 핵심은 현재 선수협 집행부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선수협은 해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합의문 제1항 '선수협의회는 금년 시즌 종료후 결성하는 것으로 한다'와 제2항'선수협의회 집행부는 시즌 종료후 선출된 각 구단 선수대표로 한다'는 것은 바로현 선수협은 해체하고 11월 이후 새로 선수협을 구성한다는 뜻이라는 설명이다.

합의문 제3항 '현재 선수협 소속 선수는 시즌중 선수협 활동을 중지하고 소속팀에 복귀해 야구활동을 한다'까지 보태면 현재 송진우(한화)가 회장을 맡고 있는 선수협은 실체가 없어진다는 논리다.

이 총장은 "현재의 선수협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구단과 KBO의 일관된 주장이었다"면서 "현재 선수협이 그대로 존속된다면 그동안 선수협 활동에 대해 불문에부친다는 등의 합의에 이를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선수협 송진우회장과 강병규대변인은 "선수협은 해체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못박고 "합의에 따라 시즌 종료때까지 모임 등 일체 활동은 중단하겠지만 집행부를 그대로 유지하고 사무실도 존속시키겠다"고 말했다.

선수협 집행부는 오는 11월 각 구단에서 선수 대표가 선출돼 새로운 집행부가구성되면 그때 물러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선수협은 제도개선위원회에 참여하는 선수대표 역시 선수협이 맡게 될 것이라는점을 강조하며 결코 해체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선수협은 "오는 11월 현 집행부에 대한 신임을 선수들에게 묻겠다"고 기세를 올려 선수협 해체라는 해석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다.

이런 합의문에 대한 해석의 혼선은 어정쩡한 문화관광부 입장으로 더욱 증폭되고 있다. 문화부 실무자는 "합의문의 본 뜻은 현재 선수협의 해체를 전제로 한 것"이라고설명했지만 "해체라는 말은 일부러 합의문에 넣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안으로 볼 때는 사실상 선수협은 해체되지만 선수들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판단에 따라 표현을 자제했다'는 부연설명이다.

이홍석체육차관보는 "선수와 구단이 극한대립을 끝내고 선수들이 경기장에 복귀하면 원만히 해결된 것 아니냐"면서 "현 집행부 등 선수협 소속 선수들이 모두 팀에복귀하고 집회나 서명운동 등 활동을 중단한다면 선수협 간판을 내리든 계속 걸든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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