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카지노업계 캘리포니아 `눈독']

중앙일보

입력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의 인디언 보호 구역내 카지노 허용안이 통과됨에 따라 카지노 업계의 진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인디언 보호구역내 라스베이거스식 카지노 신설 허용안은 지난 7일 주민투표에서 찬성 65%, 반대 35%의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됐다.

법안은 금명간 연방 정부의 승인을 받아 발효되며 이르면 올 여름부터 인디언 부락에 라스베이거식 카지노가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에는 현재 북부 새크라멘토와 샌프란시스코 일원, 중부 프레즈노와팜 스프링스, 남부 샌디에이고 등지에 모두 58개의 인디언 부락이 있으며 이중 38개 부락이 정부허가 없이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인디언 카지노는 동전을 직접 넣거나 손잡이를 잡아당길 수 없으며 상금도 현금교환증으로 나오는 비디오 슬롯머신 1만9천여대로 영업해 왔다.

그러나 법안통과로 인디언 부락들은 네바자주의 `도박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 운영중인 슬롯머신을 비롯해 포커, 블랙잭, 비디오 포커, 파이고우 등 대부분의 도박 종목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또 부락당 카지노 2개와 최대 2천대의 슬롯머신을 설치할 수 있수 있게 돼 있어 적게는 4만5천대에서 라스베이거스 중심가 카지노 보유대수의 약 2배인 11만3천여대까지 슬롯머신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뉴욕 투자회사인 베어 스턴스는 인디언 카지노가 신설되면 네바다 카지노 수입(연간 77억달러) 중 캘리포니아 주민이 차지하는 비율이 35%에서 20%까지 떨어지는 반면 인디언 카지노 수입은 오는 2004년 47억달러로 현재보다 3배이상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유명 카지노 업체는 인디언 부락들과 계약을 서두르고 있으며 슬롯머신 제작 및 건설업체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카지노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경영하는 트럼프 호텔스 앤드 카지노 리조트사는 메이저 카지노업체로서는 처음으로 8일 로스앤젤레스 동부 팜 스프링스 인근의한 인디언 카지노를 확장, 관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팜 스프링스는 현재 20여개의 인디언 카지노가 밀집해 있는데다 인구가 많은 로스앤젤레스나 오렌지 카운티 등지로부터 자동차 거리로 불과 2시간밖에 떨어져 있지않아 캘리포니아의 `카지노 메카'가 될 가능성이 크다.

또 라스베이거스에 본사를 둔 하라스 엔터테인먼트사는 샌디에이고의 한 인디언 부락과 1억 달러 규모의 카지노를 건설키로 했으며 팰리스 스테이션스과 앵커 게이밍사도 샌디에이고와 새크라멘토의 인디언 부락들과 카지노 건설계약을 맺었다.

슬롯머신 제작업체들은 이미 지난 1월 팜 스프링스에서 슬롯머신 전시회를 통해 인디언 부락들에 제품을 선보인데 이어 지금은 판촉 및 마케팅 조사 활동을 벌이고있다.

밸리 게이밍 앤드 시스템사의 마커스 프래터 마케팅 책임자는 "새로 개발한 제품을 인디언 부락에게 홍보하고 있다"면서 "벌써 수백대의 구입의향서를 받아놓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주민투표에서는 인디언 부락에 포괄적인 카지노 운영권을 부여키로한 98년 협약안도 통과돼 부락의 재량에 따라 18세 미성년자도 카지노 출입이 허용될 수 있는 만큼 주 정부의 감독을 강화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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