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정권교체 위해 대선 불출마할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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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7일 당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유 대표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집권한다면 공안통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형수 기자]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에게 4·27 재·보선은 아픔이었다. 범야권 대선 예비주자 지지도에서 선두를 달리던 유 대표는 김해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로 나온 참여당 이봉수 후보가 패배함에 따라 큰 타격을 받았다. 선거를 지휘했던 유 대표는 지지율에서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 손학규 대표에게 추월당했다.

 선거 패배 후 유 대표는 ‘두문불출’한 듯한 인상을 줬다. 언론 인터뷰를 사양했고,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도 자제했다. 대신 그는 민주노동당·진보신당과의 통합을 위해 조용히 움직였다. 두 당과 참여당을 ‘신설합당’ 형태로 하나로 합치는 노력을 기울여 온 것이다.

그런 그가 7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늦어도 9월 추석 전까진 신설합당을 통해 창당할 계획”이라며 “쉽지는 않지만 가능할 걸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 정권 교체를 하기 위해서라면 우리가 가진 모든 걸 희생할 용의가 있으며, (나의) 대선 불출마도 선택지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유 대표와 인터뷰는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창전동 국민참여당 당사에서 1시간50분 동안 진행됐다.

 - 재·보선에서 졌을 때 심정이 어땠나.

 “일단 면목이 없었다. 또 민망했다. 소속 정당은 다르지만 야권 대표로 나간 후보들이 모두 이겼는데 우리만 졌으니까. 참여당이 아직은 원내 정당이 될 만한 자격이 있다고 평가받기엔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앞날이 캄캄하단 생각은 안 들었나.

 “내 앞날은 원래 캄캄하지 않았나, 허허.”

 -지난해 6월 경기지사 선거 때도 야권 후보 단일화에선 이겼지만 본선에선 졌다. 본선 경쟁력이 약한 것 아닌가.

 “객관적 사실로 드러난 그대로다. 여러 선거를 통해 부족함을 확인했고, 단기간에 넘어서기가 굉장히 힘들겠다는 교훈도 얻었다.”

 - 그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건가.

 “우리 당이 국회 의석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야권이 잘 연합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 대립적 연대와 경쟁적 단일화를 넘어 협력적·호혜적 연대로 가야 한다. 그게 잘 안 될 경우 대의를 위해, 야권 승리에 어떻게든 힘을 보태기 위해 작지만 우리가 가진 모든 걸 내려놓을 각오가 돼 있다. 진보정당 창당을 모색하는 건 2012년 정권 교체를 위해 다른 정치세력과 마음을 맞추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진보진영 통합은 어디까지 진척됐나.

 “참여당이 10일 중앙위원회를 열고 추진기구를 만들면 다음 주 중 민주노동당과 시민사회의 각 주체가 모여 협의체를 구성할 예정이다. 법률적으로는 당대당 합당을 통한 신당 창당이 목표다. 신설합당을 하는 건데 아직 고비가 많이 남아 있다.”

 -추석 전까지 신설합당이 이뤄지지 않으면 어떻게 할 건가.

 “그때는 그냥 연대·연합노선으로 가는 수밖에 없다.”

 -민주당과는 어떻게 할 건가.

 “통합까진 아니더라도 연대는 반드시 해야 할 거다. 하지만 과거처럼 대립적 연대가 돼서는 안 된다. 그러면 국민에게도 폐가 되고 정권 교체도 어려워진다.”

 -민주당과 연대가 잘될 것으로 보나.

 “비관적인 부분이 많은 게 사실이다. 연대가 여의치 않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당내에서는 민주당과 협력이 불가능해질 경우 한나라당 당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곳에는 아예 후보를 내지 말자는 말까지 나온다. 이 모든 게 정권 교체를 위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의 모든 걸 희생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당내엔 형성돼 있다.”

 -유 대표의 대선 불출마도 선택지에 포함돼 있나.

 “물론이다. 모든 게 다 선택지에 포함돼 있다. 정권 교체가 될까, 안 될까는 생각 안 한다. 무조건 해야 한다는 생각만 한다. 이런 관점에서 나 개인의 정치적 입지는 별 의미가 없다. 정권 교체를 위한 좋은 수단이 있다면 그 수단을 취하는 게 당연하다.”

박신홍 기자
만난 사람 = 이상일 정치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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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국민참여당 주권당원
[前] 보건복지부 장관

195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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