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수 “복수노조 규합, 양 노총에 맞설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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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에 맞서는 제3노총(가칭 새 노총)이 설립 준비위원회를 6일 결성했다. 새 노총은 양대 노총에 반기를 들며 전국에서 설립 신고를 하고 있는 복수노조들을 규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노총 간 세력다툼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새 노총 준비위는 이날 “새로운 노동운동을 모색하는 제3의 새로운 노총을 건설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준비위는 지난 4월 조합원 투표를 통해 민주노총을 탈퇴한 서울지하철노조의 정연수(사진) 위원장을 준비위원장으로 선임했다. 정 준비위원장은 “10월을 전후해 출범식을 열 계획”이라며 “2년 내에 조합원 50만 명 이상을 확보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을 넘어서겠다”고 말했다.

 -새 노총이 필요한 이유는.

 “한국노총은 현장 조합원의 정서와 동떨어진 조직이다. 지도부 몇 명의 정치권 진입을 위한 통로로만 이용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과도하게 이념만 강조한다. 조합원 생각은 하지 않는 전투적인 노조로 변질됐다. 그러니 국민 85% 이상이 노동운동을 지지하지 않는다.”

 -새 노총이 추구하는 길은

 “먼저 일터의 주인공인 노동자를 섬기겠다. 또 지나친 빈부격차,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시정하는 데 앞장서겠다. 기업과는 적대적이 아닌 협력적 관계를 추구하겠다. 다만 기업의 부패나 비리 등엔 단호히 대응하겠다.”

 준비위는 전국지방공기업노조연맹과 전국과학기술연구노조를 주축으로 한다. 공무원, 공공기관, 민간 제조, 민간 서비스 등 4대 분야에서 70여 개 노동조합(조합원 약 5만 명)이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이달 중으로 한국교원노조와 전국용역업체노조 등이 대의원대회 결의를 거쳐 가세할 계획이다.

 특히 새 노총은 지난 1일부터 설립 신고하고 있는 복수노조를 집중 조직화할 방침이다. 5일까지 고용노동부에 설립 신고서를 낸 복수노조는 130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80% 정도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에 불만을 표시하며 기존 노조에서 떨어져 나오려는 것으로 새 노총 측은 보고 있다.

 새 노총은 또 조합원 수가 수만 명인 KT나 현대중공업, 완성차업체 등의 노조위원장 선거에 후보를 낼 계획이다. 정 준비위원장은 “그동안은 양대 노총에 눌려 제 목소리를 못 내던 현장 조합원들의 불만이 표출되고 있는 것”이라며 “세 확산은 시간문제”라고 강조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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