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가보자’ … 독해진 김주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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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

“이번엔 진짜 마지막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야죠.”

 남자농구 대표팀은 지난 4일 경기도 용인 KCC 연습 체육관에서 합숙 훈련을 시작했다. 9월 중국 우한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을 대비해서다. 이번 아시아선수권에는 2012년 런던 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 한 장이 걸려 있다. 우승을 해야만 런던에 갈 수 있다.

 허재 국가대표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합숙 훈련으로 조직력을 다진 뒤 8월 대만에서 열리는 윌리엄 존스컵에 출전해 최종 점검을 하고 중국으로 향할 예정이다.

 특히 대표팀 맏형 김주성(32·동부)의 각오는 특히 남다르다. 그는 주장 양동근(30·모비스)을 돕는 보조자 역할로 비공식 부주장까지 맡았다.

 김주성은 4일 첫날 훈련을 마친 뒤 “몸 상태가 나쁘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4월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을 치른 뒤 지난달 동아시아선수권에 빠지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김주성은 “늦게 합류한 만큼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주성은 중앙대 1학년이던 1998년 그리스 세계선수권부터 13년째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나서고 있다. 98년 대표팀 맏형이던 강동희(45)가 김주성의 소속팀 동부 감독이 됐다. 강 감독은 “당시 김주성은 서장훈에 밀려 주전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린 선수가 큰 키에 뛰어난 운동 능력을 가져 큰 선수가 되겠구나 싶었다. 결국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김주성이 이제는 맏형으로서 후배들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주성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표 경력은 남부럽지 않지만 그에게도 한 가지 이루지 못한 꿈이 있다. 바로 올림픽 출전이다. 남자 농구팀은 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김주성은 지난달 30일 연봉 7억원에 도장을 찍어 7년 연속 프로농구 연봉킹 자리를 지켰다. 그는 침체에 빠진 농구 인기에 대해서도 책임감을 지니고 있다. 김주성은 “내가 선배들과 후배들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그동안 노련미를 통한 운영으로 경기했다면 이제는 강하게 부딪치는 농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런던 올림픽에 나서지 못할 경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도전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웃음으로 답했다. “어휴, 그때는 나보다 어린 후배들이 나가야죠.” 런던 올림픽이 그에게는 ‘마지막 도전’이고, 그만큼 각오가 남다르다는 뜻이다.

용인=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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