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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용 교수 인도 초기불교 폭넓은 연구 … 선재 스님 사찰음식 연구·대중화 큰몫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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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제26회 불이상 시상식이 끝난 뒤 수상자와 심사위원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왼쪽부터 최병헌 서울대 명예교수, 윤용숙 불이회 명예회장, 선재 스님, 강성용(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 심산(한나래문화재단 이사장) 스님, 조성택 고려대 교수.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여성 불자 모임인 불이회(不二會·회장 홍라희)가 주최하는 제26회 불이상 시상식이 5일 오후 2시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렸다. ‘불이(不二)’는 평등하여 나와 너의 분별이 없음을 이르는 불교용어다.

 인도 초기불교 전통을 비롯해 고전학과 철학에 걸치는 폭넓은 분야에서 연구 성과를 인정받은 강성용(43·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가 연구분야 수상자로, 사찰음식 연구와 대중화를 통해 현대인의 식생활 개선에도 크게 이바지한 선재(55·선재사찰음식문화연구원) 스님이 실천분야 수상자로 각각 선정됐다.

 평창올림픽 유치 지원차 출국 중인 홍라희 회장은 이날 정인숙 불이회 운영위원이 대독한 인사말에서 “불이상은 단순한 기복신앙이 아닌 부처님의 참된 가르침을 배우기 위한 모임에서 시작됐다”며 “선재 스님은 음식을 통해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고 있고, 강성용 교수님은 한국불교를 넘어 세계불교에 기여할 학자”라고 시상 배경을 설명했다.

 심사위원장 최병헌 서울대 명예교수는 “불교는 지난날 시대 변화에 다소 부응하지 못한 점이 있고, 불교학도 학문영역에서 아직 변방에 머물고 있는 측면이 있다. 불교계의 그런 문제 해결을 수상자들에게 기대할 만하다. 특히 선재 스님은 사찰음식문화의 홍보뿐 아니라 국제화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소장 학자로서 수상자가 된 강 교수는 “학문은 돌탑 위에 돌을 하나 더 얹는 것이다. 그러려면 이미 쌓인 돌들을 살펴보고, 아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나 다음에 돌을 쌓을 사람도 생각해서 돌 놓을 자리를 잡아야 한다. 학문은 나의 것이되, 나를 뛰어넘은 자에게 끝없이 손을 내미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선재 스님은 “많은 사람이 제게 ‘돈을 벌게 해주겠다’ ‘식당을 내자’고 말한다”며 좌중을 웃긴 뒤 “수행하는 수행자의 길을 걷게 해준 부처님께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상금의 반은 종단에 내고, 나머지 반은 사찰음식연구소 건립에 쓰겠다”고 말했다.

 선재 스님 축하객으로 시상식장을 찾은 가수 장사익씨는 “미처 꽃다발 준비를 못 했다”며 연단에 올라 즉석에서 축하곡 ‘봄날은 간다’를 불렀다.

 불이회는 한국불교·여성불교·재가불교의 활성화를 목적으로 1974년 설립됐으며, 85년부터 불이상을 제정해 시상하고 있다.

올해 심사는 최병헌 서울대 명예교수, 김성철 동국대 경주캠퍼스 불교학과 교수, 조성택 고려대 철학과 교수, 심산(한나래문화재단 이사장) 스님, 불이회 심사위원단이 맡았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2000만원이 각각 수여됐다.

글=백성호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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