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채팅방 잡혀간 10대 탈북여성들, 한국 남성들이 탈출 메신저 자처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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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내 인터넷 음란 채팅방에 팔려가는 탈북 여성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 이들은 철저한 감시 속에 인권을 유린당하고 있다. ‘손님’인 한국 남성들이 이들의 탈출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4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중국에서 탈북자 보호 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의 인권단체 관계자는 "과거에는 탈북 여성들이 강제 결혼이나 술집에 팔려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인터넷 음란 채팅업을 운영하는 범죄 조직에 팔려가는 경우가 급속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음란 채팅 사이트는 인터넷 사용자가 접속료를 온라인으로 지불하고 신체 부위를 노출한 여성을 화상을 통해 보거나 대화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수요자는 주로 한국인 남성이다. 중국 내 범죄조직들은 수 십만에 달하는 한국인 고객들을 겨냥해 이 사업을 확대하면서 탈북 여성들을 강제로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란 채팅업에 팔려 간 탈북 여성들은 탈출하기가 힘들다. 조직원들은 탈북 여성들의 방문을 밖에서 걸어 잠그고 철저히 감시하고 있다.

탈북 여성들의 탈출에 손님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한다. 채팅방을 자주 찾는 한국인 남성 고객들이 탈북 여성과 친해지면서 사정을 알게 되고 그 중 일부가 대북 인권단체나 선교단체에 도움을 대신 청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방식으로 탈출한 이들이 적지 않다.

두리하나 선교회 대표인 천기원 목사는 “오히려 술집에 있는 여성들보다는 구출이 더 쉽다. 단지 돈이 없어 빠져 나오지 못하는 것"이라며 "운 좋은 여성들은 우리가 하나씩 구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의 여성들이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최근 발표한 2011 국제인신매매 보고서에서 “중국 내 탈북 여성들이 강제결혼과 사창가로 팔려갈 뿐 아니라 이제는 인터넷 성매매 산업(Internet sex industry)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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