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어느새 3위 추락 SK … 1위 삼성과 홈 3연전 … 살아날지, 무너질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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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신화섭 야구팀장

프로야구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던 SK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챔피언 SK는 최근 하위권 팀인 한화·넥센에 연거푸 지며 시즌 첫 5연패 수렁에 빠졌다. 올 시즌 개막부터 줄곧 1위 자리를 지키다 어느새 3위까지 떨어졌다.

 부진의 표면적인 이유는 투타의 동반 침체다. 김광현 등 선발투수진이 제 몫을 못하는 탓에 막강했던 불펜진에 과부하가 걸렸다. 타선 침묵도 심각하다. 팀 타율 4위(0.265)에 홈런(44개)은 넥센(36개) 다음으로 적다. 안방마님 박경완의 부상 공백도 치명적이다.

 다른 팀 관계자들은 “SK가 예전 같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는 객관적인 전력 외에 또 다른 의미가 담겨 있다. SK의 최대 강점이던 선수들의 근성과 끈끈한 조직력에 허점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그동안 SK는 위기마다 김성근 감독의 지휘 아래 선수들이 똘똘 뭉쳐 난관을 헤쳐나갔다. 올해도 김 감독은 타자들의 타격 자세를 일일이 손보고 실책이 나오면 경기 뒤에도 수비 훈련을 시킨다. 그러나 이번에는 효과가 당장 나타나지 않는다. 김광현의 경우만 해도 지난해에는 2군에 다녀온 뒤 에이스의 면모를 되찾았으나 올 시즌에는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두 번째 2군행 지시를 받았다.

 SK 선수들은 2007년 김 감독 부임 후 쉴 새 없이 앞만 보고 달렸다. 열매는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세 번 우승이었다. 자만심에 빠지거나 목표의식이 희미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1986~89년 한국시리즈를 4연패한 해태(현 KIA)가 90년에는 3위에 그쳤고, 95년 우승팀 OB(현 두산)도 이듬해 꼴찌로 추락했다.

 그러나 SK에는 또 하나의 도전이 남아 있다. 전인미답의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다. 역대 최강의 팀으로 불리는 해태도 이뤄내지 못한 위업이다. 올해를 놓치면 언제 다시 기회가 찾아올지 모른다. 아직 1위 삼성과의 승차는 두 경기에 불과해 충분히 실현 가능한 목표다.

 SK는 이번 주 중 인천 문학구장에서 삼성과 홈 3연전을 한다. 선두권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빅매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두 팀은 올 시즌 상대 전적도 4승4패로 팽팽하다. 장맛비 사이 폭염만큼이나 뜨거운 승부가 예상된다.

신화섭 야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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