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매싱 펌킨스 5집 음반 발표

중앙일보

입력

스매싱 펌킨스가 새 앨범 〈머시나 : 머신즈 오브 갓〉 (Machina:Machines of God)을 들고 돌아왔다. 정규앨범으로는 다섯번째다.

이번 앨범은 무엇보다 4명의 오리지널 멤버가 참여한 마지막 앨범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예전에 드럼을 맡았다가 약물 복용 문제로 팀을 떠나야 했던 지미 챔벌린이 복귀했고, 베이시스트 다아시는 녹음을 끝내고 영화배우가 되겠다며 탈퇴를 선언했다.

가장 먼저 귀를 사로잡는 곡은 인터넷을 통해 소개된 첫 곡 '에버래스팅 게이즈' 다. 빌리 코건의 쥐어짜는 듯한 신경질적인 목소리는 여전하지만 강력한 기타 사운드가 어필한다. 시작부터 사나울 만큼 박력있게 밀고 가는가 하면 마지막 부분에서 유려하면서도 속도감 있는 기타 연주를 들려준다. 힘있는 록 사운드를 들려준다는 점에서 아홉째 곡 '더 임플로딩 보이스' 도 같은 맥락 위에 있다.

스매싱 팬임을 자처하는 이들이 좋아할 만한 곡으론 여덟째로 수록된 '디스 타임' 이 꼽힐 듯 싶다. 낭만적인 멜로디가 귀를 기울이게 하는 이 곡은 스매싱 펌킨스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가 잘 살아 있다. 영국에서 싱글로 발매될 '스탠드 인사이드 유어 러브' 도 힘있는 드럼연주와 팽팽한 기타연주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번 앨범은 이들 최고의 명반으로 손꼽히는 3집 〈멜론 콜리 앤드 더 인피니트 새드니스〉 (95년)와 4집 〈어도어〉 (98년)를 합쳐놓은 듯하다는 평가다. 전반적으로 〈어도어〉 보다 사운드가 훨씬 강렬해졌다는 평을 듣는데, 여기엔 드러머인 챔벌린의 복귀가 한 몫했다는 분석이다.

〈어도어〉 를 선보였을 때 전작들에 비해 김이 빠진 듯한 음악으로 팬들에게 다소 아쉬움을 안겨줬던 이들이 이번 음반을 통해 어떤 평가를 받을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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