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윔블던 결승행, 샤라포바의 ‘러브 게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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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야 샤라포바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 준결승전에서 역동적인 동작으로 상대 리지키의 공을 받아내고 있다. [런던 AFP=연합뉴스]

부야치치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세계랭킹 6위)가 남자친구가 지켜보는 가운데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 올랐다.

 샤라포바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윔블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자비네 리지키(독일·62위)를 2-0으로 완파했다. 결승전에서는 빅토리아 아자렌카(벨라루스·5위)를 2-1로 제압한 페트라 크비토바(체코·8위)와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사실 샤라포바에게 윔블던은 특별하다. 그가 처음으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대회다. 샤라포바는 2004년 17세에 출전한 이 대회에서 3연패를 노리던 톱시드 세리나 윌리엄스(미국)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앳된 소녀에서 숙녀로 변신한 샤라포바는 더 노련해졌다. 이날 초반만 해도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였다. 세 게임을 내리 내주며 0-3으로 끌려갔다. 그러나 이내 감각을 되살렸고 예리한 백핸드 공격은 코트 구석에 정확하게 꽂혔다. 결국 샤라포바는 1시간27분 만에 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샤라포바는 경기 후 “몸 상태가 썩 좋지 못했는데 운이 좋았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러나 우승에 대해선 말투가 달랐다. 이날 샤라포바의 남자친구인 미국프로농구(NBA) 뉴저지 네츠의 사샤 부야치치(27)는 경기장을 찾아 여자친구에게 힘을 보탰다. 7년 전 부모님 손을 잡고 윔블던에 왔다가 우승했던 소녀는 남자친구가 보는 앞에서 다시 한 번 우승을 다짐했다. 그는 “오랜 시간 우승을 꿈꿔왔다. 반드시 우승컵을 들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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