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인 박사, 21세기 첫날 21억짜리 `생명 벤처' 설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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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공학 박사 21인이 21세기 첫날 자본금 21억원의 벤처기업을 세웠다.

2일 벤처기업계에 따르면 생명공학연구소의 박사급 연구원들과 고려대, 명지대등의 교수 21명은 21세기 첫날인 지난 1월 1일 1억원씩 출자해 21억원의 자본금으로 생명공학 분야의 벤처기업 '바이오 리더스'를 세웠다.

대표이사를 맡은 생명공학연구소의 성문희 박사는 '21'의 의미에 대해 "생명공학의 시대인 21세기를 맞아 21인의 뜻을 모아 세계 바이오산업을 리드하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세계시장을 목표로 한다는 자신들의 말을 입증이라도 하듯 바이오 리더스는 현재 세계적인 생명공학기업인 일본 타카라사와 '인체용 단백질 대량생산기술'의 기술 수출협상을 진행중이다. 의학용 단백질은 사람의 몸 안에서 뽑아내 항암 치료제, 백혈병 치료제 등으로 쓰는 단백질로서 인체 부작용이 심한 항생제의 대체물질로 급부상, 현재 전세계적으로 5조원 이상의 시장을 이루고 있다. 바이오 리더스가 개발중인 기술은 대장균 증식 등을 통해 의학용 단백질을 대량 생산하는 기술로 미국, 일본 등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는 기술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성박사는 "현재 타카라사와 공동으로 국제특허를 출원중"이라며 "상용화 후 타카라사의 글로벌 영업망을 통해 판매될 경우 매출액의 5%를 로열티로 받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바이오 리더스가 개발중인 또다른 기술은 생분해성 고분자소재인 '감마-PGA' 생산기술이다. 생분해성 고분자는 미생물에 의해 분해가능한 고분자물질로 땅에 묻어도 썩지 않는 비닐팩, 플라스틱 용기, 스티로폼 등의 대안으로 각광받으며 현재 1조3천억원인 세계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

바이오 리더스는 전통음식인 청국장에서 생분해성 고분자 소재를 분리하는데 성공, 이를 '감마-PGA'로 이름붙였다.

바이오 리더스에 3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한국기술투자의 현봉수 심사역은 "태동기인 한국 바이오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생명공학연구소 등의 기초과학 연구소와 학계에서 이루어진 연구성과가 활발하게 상용화되는 것이 필요하다"며 "바이오 리더스가 그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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