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국내 첫 제2형 당뇨병 치료제 곧 나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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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 연구원들이 경기도 용인 효종연구소에서 신약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종근당은 가장 활발하게 신약 연구개발 활동을 펼치는 제약사 중 하나다.

종근당은 이미 2003년 국내 8번째 신약인 항암제 ‘캄토벨’을 선보인 이후 당뇨병 치료제, 고도비만 치료제 같은 다양한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연구개발 비용과 매출액 대비 연구비 비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06년 200억원(매출액 대비 8.2%)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한 종근당은 2008년 272억원(9.0%), 2010년 396억원(9.4%)을 투자했다. 올해 연구개발비 400억원,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종근당은 올해 4월 ‘새벽을 여는 종소리’라는 뜻을 지닌 연구소 ‘효종’을 개소해 신약개발 선두기업으로의 도약을 다짐했다.

종근당의 힘은 항암제 분야에서부터 시작된다. 2002년 보건복지부 특정센터 연구지원 사업에서 ‘항암제 연구개발센터’로 지정된 이후 항암 분야에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2003년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난소암과 폐암 치료제로 신약허가를 받은 ‘CKD-602’는 종근당 최초의 항암제 ‘캄토벨’로 탄생했다. 캄토벨은 2007년 미국에 기술이전돼 현지에서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다.

이후 암조직에 유입되는 혈액을 차단해 암세포 증식을 막는 항암제 ‘CKD-516’을 개발, 현재 국내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CKD-516은 직접적으로 암세포를 공격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기존 항암제와 같이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효종연구소는 CKD-516은 독성이 증가하지 않으면서도 탁월한 항암효과를 발휘했다고 밝혔다. 정상 세포는 그대로 놔두고 암세포만 공격하는 표적항암제 ‘CKD-581’도 전임상 단계를 끝내고 본격적인 임상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항암제 개발에서 축적된 연구역량은 대사성 질환과 같은 다른 분야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당뇨병 치료제 ‘CKD-501’은 현재 지식경제부의 충청광역 경제권 선도산업 육성사업의 의약바이오 분야 과제로 선정돼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제2형 당뇨병 치료제의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CKD-501은 기존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에 비해 췌장에 부담을 주지 않고 저혈당 등의 부작용이 없는 특징이 있다.

고도비만 치료제 ‘CKD-732’는 2009년 미국 제약회사에 기술이 수출돼 호주에서 임상 1상을 마친 상태다. CKD-732는 항암물질을 분비하는 곰팡이의 분비물을 변형시켜 부작용을 줄인 물질로 업계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외에도 종근당은 세계 최초의 항혈전제 개량신약 ‘프리그렐’, 고혈압 치료제 ‘애니디핀’을 개발하는 데도 성공했다.

권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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