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mp3.com 아시아 차트 언더테크노 문 5150 정상에…

중앙일보

입력

한국 뮤지션이 처음으로 미국의 메이저 음악사이트 'mp3.com' 의 아시아 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언더 테크노 음악인 '문5150' 이 올린 곡 '레이버 인 트랜스'.지난5일 차트 톱에 오른 이래 지금까지 20일 넘게 정상을 지키고 있다.

조회수 1백만건을 넘는 mp3는 전세계 언더 뮤지션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음악을 올려 미국 음반시장에 진출하는 최대의 무대.'뉴 아티스트' 를 클릭해 들어가 자신이 만든 노래를 mp3파일로 전송하면 바로 '가수' 가 된다. 여기서 음악성이나 대중성을 인정 받아 조회수가 늘면 차트상에 올라 저작권료를 받게 되고 음반 취입도 가능해진다. 이같은 mp3.com의 각종 차트중 아시아 차트는 일본인 뮤지션들이 독차지해 왔다.

따라서 이번에 문5150이 그 정상을 차지한 것은 우리 음악의 세계적 수준을 보여준 '쾌거' 다. 문5150이 들려주는 음악은 유로댄스를 연상시키는 단순명료하고 달콤한 테크노팝. '레이버 인 트랜스' 에서 '레이버' 는 '파티장을 전전하며 흥겹게 노는 사람' 을 뜻하며 '트랜스' 는 분당 비트 1백40 이상의 빠르고 강렬한 테크노 장르를 의미한다. 제목 그대로 들으면 제멋대로 어깨가 들썩이는 화려한 댄스곡이다.

문5150은 지난해 7월부터 mp3.com에 곡을 올려 '레이버…' 외에도 19곡을 등록시켜 놓았다. 그중 '콜드 하트 스트리트' 는 지난 연말 이미 아시아 차트 4위까지 오른 바 있다.

문5150은 김율기란 이름의 충북 청주출신 기타리스트. 경남 창원의 밤무대에서 연주하는 한편 짬짬이 사운드카드와 야마하MU80모듈 등 낡은 전자음악기기를 사용해 작곡을 해왔다.

프로디지와 U2의 영향을 받아 강력하면서도 호소력 높은 팝 음악을 추구해온 그는 1백만원도 안되는 구형 기계들을 이용해 mp3차트 정상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연주장비가 약해서 음악하기 어렵다는 뮤지션들이 많은데 사실 장비는 별 문제가 안됩니다. 스스로 얼마나 곡을 갈고 닦느냐에 달렸죠. " 2년전부터 컴퓨터 음악을 하다 인터넷에 매료돼 별 생각없이 올린 곡이 차트 정상을 차지해 얼떨떨하다는 그는 "이를 계기로 음반 취입과 영화음악 작곡도 할 생각" 이라고 말했다.

그는 곡의 히트에 따라 매일 5달러씩 mp3.com으로부터 저작료 송금을 받아 현재 2백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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