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마운드 물갈이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올 시즌 마운드를 대거 물갈이한다.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전지 훈련중인 김인식감독은 "선발투수진이 지난해와 전혀달라질 것"이라고 27일(한국시간) 말했다.

두산의 선발투수진 물갈이는 지난해 선발투수로 출전했던 선수 가운데 강병규가 선수협의회에 잔류하고 있는데다 이경필이 어깨 수술로 드러누웠고 에이스 박명환은 재활이 끝나기도 전에 선수협에 가입, 훈련에 불참했기 때문.

박명환과 이경필은 사실상 이번 시즌에는 출전이 불가능해졌고 강병규 역시 뒤늦게 합류한다해도 훈련 부족으로 지난해처럼 10승 이상을 책임지기는 어려운 실정.

이 때문에 김인식감독은 선발투수진을 지난해와 달리 좌완 위주로 구상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김감독이 확실한 선발투수감으로 꼽고 있는 선수는 용병 파머와 이혜천, 김영수등 3명으로 한결같이 왼손 투수들이다.

파머는 26일 쌍방울과의 연습경기에서 선발로 출장해 3이닝동안 삼진 3개를 곁들이며 1안타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호투, 제1선발 자리를 예약했다.

무겁고 빠른 구질과 함께 제구력도 합격점을 받은 상태.

지난해 선발과 중간계투를 오가며 '마당쇠' 노릇을 했던 이혜천도 시속 150㎞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지며 최고의 컨디션을 과시, 김감독의 낙점을 받았다.

매년 동계캠프때마다 기대를 모았으나 정작 시즌에 들어가면 맥을 추지 못하던 김영수도 올해는 변신이 예고된다는 김감독의 귀뜸이다.

김감독은 이들 이외에 이광우, 조계현, 이상훈, 최용호 차명주, 김유봉 등을 선발투수 후보로 올려놓고 테스트에 열중하고 있다.

그러나 두산의 이런 마운드 쇄신이 10승대 투수 3명이 빠지기 때문에 취해진 '긴급조치'라는 점에서 김감독은 고민이다.

우선 믿을만한 선수가 좌완 뿐이어서 오른손 선발투수가 태부족이다.

김감독은 "차명주마저 선발로 올린다면 좌완이 선발 가운데 4명이나 된다"면서"이광우나 조계현, 최용호 3명 가운데 2명은 선발로 나설 수 있어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털어놓았다.

창단 이후 좌완 투수 부재가 큰 취약점이던 두산 마운드가 이제 오른손 투수난에 시달리게 된 셈이다.

(호놀룰루=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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