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얏트 극비 회동설…알고 보니 헛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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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한나라당 주최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특위 회의가 열렸다. 고문을 맡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격려사를 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전당대회 관련 질문에는 침묵을 지켰다. 왼쪽은 김진선 유치특위위원장. [김형수 기자]

22일 한나라당엔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 이재오 특임장관, 안상수·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가 전날 밤 서울의 하얏트호텔에서 비밀리에 만나 “홍준표 의원은 믿기 어려우니 원희룡 의원을 밀자”고 합의했다는 소문이 퍼졌다.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몇몇 언론이 하얏트호텔에 회동 여부를 문의하는 등 법석이 벌어졌다. 그러나 중앙일보 취재결과 소문은 사실과 달랐다. 이상득 의원은 해당 시간에 딸 집에서 가족 만찬을 했다고 측근들이 전했고, 이재오 장관도 하얏트호텔이 아닌 다른 곳에서 열린 당 신영균 고문의 명예박사 수여 축하연에 참석했다고 한다. 이 장관 측근은 “축하연엔 이상득 의원이나 안상수·정몽준 전 대표 중 어느 누구도 오지 않았다”고 황당해했다. 안 전 대표도 “저녁 식사를 지역구(과천-의왕)에서 했는데 무슨 얘기냐”며 펄쩍 뛰었고, 정 전 대표는 하얏트호텔 중식당에서 식사를 하긴 했으나 자신의 싱크탱크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진들과 함께 있었다고 한다. 당 관계자는 “한나라당 구주류들이 뭉쳐서 원 의원을 밀기로 했다면 오히려 원 의원에겐 정치적으로 손해”라며 “누군가 헛소문을 낸 것 같다”고 말했다.

 7·4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악성루머’가 꼬리를 물고 있다.

 얼마 전엔 “전당대회에서 친박계가 홍준표 의원을 지지해주는 대신 홍 의원은 대선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당내의 발목 잡기는 물론 야당의 공격을 적극 막아준다”는 내용의 이른바 ‘박근혜-홍준표 밀약설’이 퍼져 당이 시끄러웠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은 “밀약설 자체가 박 전 대표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려는 기도”라며 “박 전 대표를 거명하면서 허위사실을 유포해 여론을 호도하려는 시도는 구태정치의 전형”이라고 발끈했다.

 이뿐 아니다. 원희룡 의원과의 ‘단일화’ 소문에 시달리던 나경원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직접 “원 의원과는 당 대표로서의 정책 기조가 많이 달라 단일화는 어렵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런데도 “경선을 완주하지 않고 단일화할 것”이란 얘기가 퍼져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안형환 당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새롭게 태어나겠다고 전당대회를 하는 마당에 마타도어(흑색선전)가 난무해서야 되겠느냐”고 개탄했다.

글=정효식·남궁욱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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