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스민 혁명에 쫓겨난 벤알리 35년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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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알리

무바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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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이집트·파나마 등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독재자들이 비참한 운명을 맞고 있다. 튀니지 법원은 20일(현지시간)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Zine el-Abidine Ben Ali·75) 전 튀니지 대통령에게 횡령과 공금 유용 등의 혐의로 징역 35년형을 선고했다. 그의 부인 레일라 트라벨시(53)에게도 같은 기간의 징역형이 선고됐다. 벤 알리 부부는 지난 1월 튀니지의 민주화 시위가 거세지자 사우디아라비아로 도주해 그곳에 체류 중이다. 재판은 궐석으로 진행됐다. 법원은 벤 알리와 부인에게 각각 5000만 디나르(약 400억원)와 4100만 디나르(약 328억원)를 추징했다.

  호스니 무바라크(Hosni Mubarak·83) 이집트 대통령은 암 투병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그의 변호사인 파리드 엘디브는 “위에서 발견된 암이 점점 커가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화 시위로 30년 동안 지켜왔던 권좌에서 지난 2월 스스로 물러난 무바라크는 휴양도시 샤름 엘셰이크의 별장에 가택 연금 상태로 갇혀 있다.

 베르나르 발레로 프랑스 외교부 대변인은 파나마에서 1980년대에 군사독재를 펼쳤던 마누엘 노리에가(Manuel Noriega·75)를 파나마로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90년 미국의 파나마 침공 때 체포돼 미국 교도소에서 20년 동안 수감됐던 노리에가는 지난해 프랑스로 인도돼 다시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프랑스 법원은 자금 세탁 등의 혐의로 그에게 7년형을 선고했다. 파나마 정부는 프랑스에 그의 송환을 요구해 왔다. 파나마 법원은 횡령·살인 등의 혐의로 그에게 징역 60년형을 이미 선고해 놓았다.

파리=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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