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프랜차이즈 2590개 시대에 필요한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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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최근 프랜차이즈 본사 창업이 늘고 있다. 개인 및 중소기업은 물론 중견기업의 신규 사업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공개서를 등록한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도 2008년 말 1276개에서 지난달 말 2590개로 두 배로 늘었다. 이는 프랜차이즈 사업이 비교적 적은 자본으로 시작해 단기간에 큰 기업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고,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상대적으로 자영업 종사자 비율도 높기 때문인 듯하다. 또 지역 특산품 유통 활성화를 위해 프랜차이즈 시스템 구축을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도 늘고 있으며 중소기업청이 유망 소상공인의 프랜차이즈 본사 창업을 지원하고 있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이런 현상은 기존 영세 자영업자 중심의 구조에서 기업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서비스 산업 전반의 선진화를 앞당기며 지역균형발전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단순히 음식 솜씨가 좋거나 많은 자본을 투자한다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필자가 아는 한 프랜차이즈 본사 창업가는 부모로부터 20년 넘게 맛집으로 소문난 음식점을 물려받아 프랜차이즈화했다가 가맹점 5개 정도 열고 1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전반적인 경영능력은 물론 가맹점 관리 등 프랜차이즈 사업 고유의 경영능력도 두루 필요하다는 것을 간과했던 것이다.

 특히 프랜차이즈 사업의 성패는 가맹 본사·가맹점·소비자, 세 주체 간 유기적인 관계에 의해 좌우된다. 가맹 본사와 가맹점은 독립채산제에 기초한 별개 사업자이지만 물류·고객서비스·마케팅 등에서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시스템과 매뉴얼을 잘 갖추어 놓아도 가맹점이 하나둘씩 늘어날수록 능력과 성격이 제각각인 가맹점주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이들의 협력을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다. 프랜차이즈 본사 창업가는 한 분야의 달인이라기보다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종합적인 관리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닥쳐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프랜차이즈 본사를 창업하려면 제대로 알고 시작하길 바란다. 프랜차이즈 관련 법제도가 정비된 후 새로운 중흥기를 맞은 지금의 호기를 지혜롭게 활용해야 할 것이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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