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중국서 ‘백화점 한류’ 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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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100% 국내 자본으로 세워진 롯데백화점 톈진점의 모습. 설화수와 온앤온처럼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한국 화장품과 여성의류 브랜드 40여 개가 입점했다.


롯데백화점은 17일 중국에서 100% 출자한 점포인 톈진 1호점을 연다고 16일 밝혔다. 톈진 1호점은 러시아 모스크바점과 중국 베이징점에 이은 롯데백화점의 세 번째 해외 점포다. 한국 자본이 100% 출자한 백화점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는 301억원을 투자했다. 지금까지 중국에 진출하는 대부분의 외국 기업은 현지 기업과 합작해 점포를 내는 게 일반적이었다. 중국 정부가 외국 기업의 단독 점포 설립을 허용하지 않는 데다 외국 기업들도 중국 사업의 리스크를 의식해 합작을 선호한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중국의 단계적 유통시장 개방 계획에 따라 2005년부터는 중국 내에서 활동 중인 외국 유통기업도 단독 점포를 낼 수 있게 됐다.

 롯데백화점이 2008년 8월 문을 연 베이징점의 경우는 중국의 인타이(銀泰)그룹과 50대50 합작이었다. 중국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단독으로 점포를 내는 것보다는 중국에 기반을 갖춘 우량기업과 손잡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이 회사 이철우 대표는 “처음 베이징에 진출했을 때 중국의 의식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노하우를 쌓았다”며 “톈진점은 100% 우리 자본으로 세운 점포인 만큼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해졌고, 여기에 우리가 국내에서 축적한 노하우와 시스템을 100% 발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톈진 1호점은 톈진시 난카이구 복합단지인 런헝하이허(仁恒海河)광장에 자리 잡았다.

 연면적 5만㎡(1만5100평)에 영업면적은 2만8400㎡(8600평)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과 비슷한 중대형 점포다.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에 식품·잡화·의류·생활가정용품 등 상품군을 고루 갖췄다. 현지 제품은 물론 설화수와 온앤온처럼 중국인이 좋아하는 한국 화장품과 여성의류 브랜드 40여 개가 입점했다. 패스트패션과 영캐주얼 브랜드별로 규모를 키운 ‘메가숍’을 운영한다. 또 480㎡(145평) 규모의 명품시계 편집매장과 명품·전자제품·아동복 같은 상품군별 편집매장이 들어선다. 철저한 현지화도 특징이다. 점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직원을 현지인으로 채용했다. 점포에서 일하는 한국인 직원은 4명에 불과하다.

 이 대표는 “롯데백화점 텐진1호점은 중국 소비자들에게 쇼핑뿐 아니라 여가와 문화생활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지역 명소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전체 면적의 20%를 서비스 라운지·놀이방 등 고객 편의시설로 채웠다. 톈진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백화점 문화센터도 갖췄다.

 이 대표는 “톈진은 인구가 1200만 명이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600달러(2009년 기준)에 달하는 대형 시장으로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 이상 소비층이 두텁게 존재한다”며 “베이징·상하이·중칭과 함께 중국의 4대 직할시인 이곳에 롯데백화점뿐 아니라 함께 진출하는 협력업체들의 시장 판로를 개척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2012년 5월 톈진 2호점을 개장하는 것을 비롯해 2018년까지 중국 내에만 20여 개의 점포를 낼 계획이다.

이수기 기자

롯데백화점 톈진점은

- 연면적 5만㎡(1만5100평)
- 영업면적 2만8400㎡(8600평)
-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
- 설화수 등 40여 개 한국산 화장품과 여성의류 브랜드 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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