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몸을 움직이는 ‘뇌의 신호’ 이상 없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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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재활의학

우리의 몸과 뇌는 수많은 신경으로 연결되어 있다. 피부와 눈, 귀 등에서 느껴진 감각은 아주 작은 전기신호로 변환된 후, 신경을 통하여 뇌에 전달된다. 우리가 운동을 할 때, 원하는 대로 팔다리를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뇌에서 만들어진 전기신호가 신경을 통하여 팔다리 근육에 전달되기 때문이다.

신경을 통하여 전달되는 전기신호를 ‘전위’라 하며, 피부나 눈, 귀 등을 자극함으로써 ‘전위’를 ‘유발’하고 기록하는 근전도 검사기법을 ‘유발전위’라 한다. ‘유발전위’를 이용하면 우리의 몸과 뇌가 신경을 통하여 원활히 연결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유발전위’에는 목적과 방법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다. 감각신호가 잘 전달되는지 알기 위한 검사로는 체성감각유발전위, 청각유발전위, 시각유발전위 등이 있고, 운동신경 평가를 위한 방법으로는 운동유발전위가 이용된다.

‘체성감각유발전위’는 우리 몸의 감각이 뇌로 잘 전달되는지 알기 위한 검사이다. 팔다리의 말초신경이나 피부를 전기로 자극한 후 두피에서 전기신호를 기록하면 감각이 신경을 통하여 잘 전달되는지 알 수 있다. 전기신호가 전달되는데 걸린 시간, 전기신호의 형태와 크기 등을 평가하면 감각신호가 전달되는 경로가 정상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청각유발전위’와 ‘시각유발전위’는 청각과 시각이 뇌로 잘 전달되는지 알기 위한 검사이며, 말초신경과 피부 대신 귀와 눈을 자극한다는 점 외에는 ‘체성감각유발전위’와 거의 같다. ‘청각유발전위’는 귀에 일정한 크기의 소리를 들려 주면서 두피에서 전기신호를 기록하며, ‘시각유발전위’는 정해진 모양의 화면을 눈에 보여 주면서 전기신호를 기록한다.

운동유발전위’는 앞서 설명한 유발전위와는 반대로 뇌를 자극한 후 팔다리에서 전기신호를 기록한다. 운동기능에 관한 뇌의 명령이 근육에 전달되는 경로가 정상인지 알기 위한 검사이다. 뇌를 직접 전기로 자극하게 되면 뇌손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전자석과 같은 원리를 가진 자기자극기를 이용하여 간접적으로 자극하는 방법을 흔히 사용한다.

우리 몸의 감각신호와 운동신호는 뇌로부터 우리 몸의 말단에 이르는 긴 경로를 통하여 전달된다. ‘유발전위’는 이러한 감각 혹은 운동 경로 전체를 평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유발전위’는 뇌, 척수 등 중추신경계 손상이나 질환의 진단에 유용하며, 디스크나 척추강 협착증 등에 의한 신경근 손상의 진단에도 이용된다. ‘유발전위’를 이용하면 몸 깊숙이 위치하거나 구조가 복잡하여 직접 검사하기 어려운 신경 구조물의 기능을 평가하는데 도움이 된다.

<대한재활의학회 제공>

도움말 주신 분들
: 이성재(단국대학교병원) ,권희규(고려대 안암병원), 김창환(인하대학교병원), 김혜원(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박동식(한림대 강동성심병원), 박윤길(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서정환(전북대학교병원), 손민균(충남대학교병원).

* 가까운 재활의학과 진료병원에 관한 정보는 대한재활의학회 홈페이지 (http://www.karm.or.kr)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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