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락 “북, 미사일 기술의 공급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아산정책연구원 주최로 14일 열린 ‘우리의 핵과 미래’ 세미나에서 참가자들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데이비드 생어 뉴욕 타임스 워싱턴지국장, 버웰벨 전 주한미군사령관, 게리 새모어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래리 웰치 전 미 국방연구원장,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 [아산정책연구원 제공]


내년 3월 서울에서 열릴 2차 핵안보정상회의를 8개월여 앞두고 한·미·일·중·러 등 25개국 400여 명의 핵 안보 전문가가 머리를 맞댔다. 아산정책연구원(원장 함재봉)이 13~15일 ‘우리의 핵과 미래’를 주제로 개최한 아산 플레넘(총회)에서다. 회의에선 2009년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미 대통령이 주창한 ‘핵 없는 세계’에 대한 검토부터 핵 에너지의 평화적 이용, 비핵화 등 폭넓은 이슈가 논의됐다.

 ▶게리 새모어(Gary Samore)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미국의 대북정책 원칙은 세 가지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지향하고, 군사동맹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강력한 공조를 유지하며, 북한에 ‘행동 대 행동’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등 도발을 하면 봉쇄와 고립 강화로, 보다 책임 있는 행동을 보이면 대화로 대응할 것이다.

 ▶조슈아 폴락(Joshua Pollack) 미 과학응용협회 분석관=북한은 미사일 기술을 세계에 퍼뜨리는 가장 주요한 공급자다. 러시아와 중국 등 다양한 곳에서 기술을 얻고 조합한 뒤 수십 년간 시리아와 리비아 등에 팔아왔다. 깔때기다.

 ▶브루스 클링너(Bruce Klingner)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비핵화를 위한 북·미 양자 회담은 6자 회담의 틀 안에서만 진행돼야 한다. 6자회담은 보다 엄격한 봉쇄, 군사 동맹국들과의 활발한 협조, 한·일과 연계된 미사일 방어 시스템(MD) 등의 수단이 병행돼야 효과가 있을 것이다.

 ▶제프리 루이스(Jeffrey Lewis) 미국 몬터레이연구소 비확산 프로그램 책임자=미얀마가 북한과의 교류를 통해 핵무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는 의심스러운 정황이 여러 개 포착됐다. 탄도미사일과 관련해 미얀마 군부와 북한 당국이 수차례 회의를 열고 협력하고 있다.

 ▶이홍구(중앙일보 고문) 전 총리=한국전쟁에 개입한 이래 중국은 북한에 특별한 책임이 있다.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아량은 동북아의 연쇄 핵 무장, 핵 도미노를 일으킬 수 있다.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북한의 미사일이 일본을 넘어가면 일본은 곧바로 핵 무장에 나설 것이다. 한국에선 미국이 제공하는 핵우산에 머물 것인지, 전술핵을 들여와 직접적인 억지력을 가져야 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 일었다.

 ▶에드윈 퓰너(Edwin Feulner) 헤리티지 재단 회장=북한은 국제사회의 규칙 밖에서 행동한다. 당장 상식 밖의 일을 저지를 수 있다. 중국이 나서야 한다. 중국이 북한에 직접적인 압력을 가하지 않는 것은 세계에 어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데이비드 생어(David Sanger) 뉴욕타임스 워싱턴 지국장=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2006년과 2009년, 중국은 북한에 핵실험을 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구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권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