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잡자” … 박재완·김중수 손잡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1면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간담회를 하기 전 서로 먼저 입장할 것을 권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거시정책의 우선순위를 물가안정과 고용회복에 두기로 했다. 경제 현안을 공동으로 조율하는 ‘거시정책실무협의회’도 구성하기로 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상견례를 겸한 조찬 간담회를 하고 이렇게 합의했다. 분위기는 시종 화기애애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이명박 정부 출범 때인 2008년 각각 초대 정무수석과 경제수석으로 나란히 청와대에 근무했다.

 간담회 후 공동브리핑에서 두 사람은 “거시정책은 물가안정에 정책 우선순위를 두는 가운데 고용회복이 지속될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대내외 경제 여건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정부와 한은 간에 자료 협조, 경제 상황에 대한 의견 교환 등 더 긴밀한 정책공조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만들어질 거시정책실무협의회는 재정부 제1차관과 한은 부총재가 참석해 월 1회 열릴 예정이다. 재정부와 한은 간 정례회의는 1990년대 중반 국장급이 참석하는 통화금융실무협의회 이후 십수 년 만에 부활하는 것이다.

 이날 만남은 김 총재가 박 장관의 취임을 축하하며 초청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박 장관은 간담회 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의 위상이 전 세계적으로 매우 높아졌다”며 “특히 워커홀릭(일중독일 만큼 열심히 일하는 사람)의 대부로 알려진 김 총재와 가깝고도 먼 곳에서 함께 일할 수 있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총재도 “글로벌 경제는 다방면에 연계돼 있는데 박 장관보다 국제적이고 적극적인 분은 없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그러나 재정부의 금융통화위원회 열석발언권과 한은에 금융회사 단독검사권을 주는 한은법 개정안 등 민감한 현안은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 협조는 원활해질지 몰라도 견제와 균형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이 금융권에서 나오는 이유다.

글=나현철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