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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재산 조금만 상속”… 1000만 달러씩 줄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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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빌 게이츠

세계 2위의 부호인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55)가 자녀들에게 재산 가운데 극히 일부만 물려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게이츠는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세 자녀 제니퍼(15)·로리(12)·피비(9)에게 “내가 가진 재산의 극히 일부분만 물려줄 계획이며 이는 그들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으라는 의미”라며 “그만큼의 돈(재산 전체)이 그들에게 좋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게이츠는 상속할 재산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데일리 메일은 “그가 자녀들에게 1인당 1000만 달러(108억원)만 상속할 것이라는 그간 언론의 추측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1000만 달러는 게이츠 전체 재산의 약 0.018%에 해당한다.

 20년간 세계 최고 부자 자리를 지켜온 게이츠는 지난해 처음으로 한 계단 내려선 2위가 됐다. 1위는 멕시코의 재벌 카를로스 슬림이다. 게이츠는 아내 멀린다와 함께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해 재산의 3분의 1인 280억 달러(30조3240억원)를 기부했고, 현재 560억 달러(60조6480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재산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서약도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MS 경영 일선에서 떠난 뒤 자선사업에 몰두하고 있는 자신의 일상과 자녀들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게이츠는 “아이들이 ‘억만장자가 되고 싶어 미치겠어. 사고 싶은 걸 다 사버릴거야. 포브스 표지를 장식하고 오프라와 엘리자베스 여왕 바로 옆에서 웃고 싶어’라는 가사가 담긴 트래비 맥코이와 브루노 마스의 노래 ‘억만장자(Billionaire)’를 부르며 나를 놀리곤 한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자녀들이 아이팟 등 애플 제품을 사고 싶다고 조르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엔 굳은 표정으로 “아이들은 이미 ‘준(MS의 MP3플레이어)’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MS에 복귀할지 여부에 대해 “비상임으로 MS 경영에 관여하고 있지만 현재는 재단이 나의 주 업무”라고 밝혔다.

 게이츠는 평소 친밀하게 지내는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에 대해 “약혼녀 프리실라 챈이 교육에 관심이 많아서 저커버그가 교육 관련 기부를 하게 됐다”면서 “나는 40대가 되어서야 의미있는 자선을 시작했지만 그는 훨씬 일찍 시작했다”고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이에스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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