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간질환 주범은 'B형간염 바이러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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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간 이야기

관악 수내과
안정수 원장

우리나라는 간질환 환자들이 매우 많은 나라다. 사회에서 가장 왕성하게 일할 나이 30대에서 50대까지 간질환에 의한 사망률이 전체 사망률의 2위-4위를 차지하고 있다. 만성간염, 간경변증, 간암을 포함한 간질환은 우리나라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중대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만성 간질환의 원인은 B형 간염이 68.8%, C형간염이 9.4%, 알코올성 간질환이 14.5%, 기타 만성간질환이 9.3%로 조사되었다.

간염은 가장 흔한 간질환으로 간단하게 말해 간에 생긴 염증을 말한다. 간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몇 가지 중 가장 흔한 원인은 바이러스다. 대표적인 바이러스는 B형간염 바이러스이며 그 외 A, C, D 그리고 E형간염 바이러스가 있다. 특히 B형간염 바이러스는 간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바이러스로 꼽히기 때문에 각별한 관리와 주의를 요한다.

B형 간염 바이러스는 인체에 들어오게 되면 우리 간세포 내에서 번식하게 되는데 이 때, 우리 면역시스템은 B형간염 바이러스를 제거 시키기 위해 감염된 간세포를 공격하게 된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결국 자기방어 또는 우리 면역체계가 간에 대부분의 손상을 가하는 경우인 것이다.

그렇다면 B형 간염은 우리 몸에 어떻게 들어와서 우리 면역체계를 속이는 것일까? B형간염은 주로 피부의 상처나 체내 표면과의 접촉으로 인한 혈액 또는 체액을 통해 전염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은 적절한 사전 조치가 이루어져 90% 예방이 가능해졌지만 과거에는 B형간염 산모에게서 출산된 신생아 대부분이 출산 중 또는 직후 산모의 혈액에 노출되어 감염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와 콘돔 등을 사용하지 않은 성관계를 통해 감염될 수도 있기 때문에 B형간염 보유자의 상대 배우자는 예방 접종을 받아야 한다.

대부분 B형 간염은 감염 후 몇 년 동안 자각증상을 나타내지 않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 증상이 없다고 간염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다. 6개월 이상 이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하고 있는 만성 B형간염 환자라면 간경화나 간암 등의 합병증 발생 위험률이 높으며 바이러스의 증가 속도나 면역체계가 합병증 발생 위험률을 좌우한다.

B형간염에 대한 진단은 혈액검사로 이루어지며 B형 간염 진단을 받았더라도 즉시 약을 먹는 것은 아니다. 급성일 경우 대부분의 성인 환자는 특별한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6개월 내에 면역체계가 자연스럽게 B형간염 바이러스를 인체로부터 제거시킨다. 하지만 간염 바이러스를 6개월 이상 제거를 하지 못 해 만성이 되는 경우 적어도 6개월에 한번씩 정기적 검사를 통해 간염 활성화 여부를 판단하여 항바이러스제 치료요법을 통해 바이러스를 억제시켜 장기 합병증 발생을 예방 할 수 있다.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급성 B형 환자의 대부분은 자발적으로 바이러스를 제거시키지만 만성으로 진전된 환자는 간질환 전문의와 치료 옵션에 대해 상담 받아야 한다. 보통 만성 B형간염 환자는 A형 간염 또는 독감 예방주사가 권고되며 최소 6개월에 한번씩 초음파 검사로 간암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초음파 검사 외에 정기적으로 간단한 혈액검사로 간효소 수치와 바이러스 활성화 수치 검사를 통해 바이러스 활성화 시기에 적절한 항바이러스제를 이용한 치료를 통해 건강한 삶을 되찾기를 바란다.

관악 수내과 안정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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