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 암, 5년 생존율 해석의 위험성

중앙일보

입력

암을 이기는 정보

암이란닷컴 대표
최상규

지난번 컬럼을 보고 어느 독자분이 메일을 보내서 '완치? 5년 생존율?'(▶ 암 완치 기준은 왜 5년일까? 바로가기)에 대해 문의를 해왔다. 일부 극히 다른 양성질환에서도 쓰는 말이기는 하지만 거의 대부분 5년 생존율하면 암을 지칭한다. 가끔 언론에서 5년 생존율이라는 용어도 쓰고 이것을 완치라고 해석하기도 하고 어느 언론에서는 다르다고 해석하기도 하는데 정확한 의미가 무엇인지가 그 내용이었다. 우선 필자는 의학통계를 전공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먼저 밝혀둔다. 그러나 종양학 분야의 논문에서 늘 언급되는 것이 생존율이기 때문에 보다 이해하기 쉽게 언급하는 것도 좋을듯해서 생존율이 도대체 무엇인지, 왜 그렇게 이슈가 되는지 이야기할까 한다. 생존율(survival rate)이란 일정 질병의 치료 후 일정기간이 지나서보니 그 중 몇 명이 살아있더라 하는 것을 백분율로 나타낸 것이다. 예를 들어 폐암 환자 100명을 5년 후에 살펴보니 그중 60명이 살아 있으면 5년 생존율이 60%인 것을 의미한다. 이를 5년 생존율이라 하며 만약 치료 3년 후에 보았는데 100명중 80명이 생존한 상태라고하면 이를 3년 생존율 80%라고 한다는 의미다. 암의 생존율을 표현하는 지표들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5년 무병생존율이라는 것도 있다. 영어로는 (5YDFSR ; year disease free survival rates)라고 하는데 풀어서 이야기하면 암 치료 5년후 까지 암의 증거 없이 생존해 있는 환자들의 비율을 의미한다. 즉 100명의 폐암환자가 암 치료를 받고 5년 후에 살펴보았을 때, 그 가운데 40명이 암이 남아있는 증거가 없을 경우 이를 5년 무병생존율이 40%라고 이야기하며 엄밀한 의미에서 이를 완치율이라고 하게 된다. 위에서 언급한 5년 생존율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며 5년 무병생존율이 진정한 완치율을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 또 5년 무진행생존율(5YPFSR ; year progression free survival rates)이라는 것도 있는데 이는 암 치료후 5년후까지 생존해있는 암환자 가운데 암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은 상태로 있는 환자의 비율을 말한다. 여기에는 암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암의 크기가 많이 줄어들어 있는 환자도 포함되는 비율이다. 이렇게 복잡한 것이 생존율이라고 하는 것인데 이는 사실 학문적인 의미가 훨씬 크다. 우리가 생존율을 계산하거나 발표하거나 하는 이유는 해당 암의 예후가 어떤지를 객관화 시키는 작업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즉 암의 예후를 말할 때, 암의 생존율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언론에서나 정부에서 단지 폐암의 생존율이 50%라고 한다면 이는 5년 생존율을 의미하며 완치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폐암의 완치율이 50%라고 명시하거나 5년 무병생존율이 50%라고하면 이는 5년 생존율을 말하는것이 아니며 암의 완치율이 50%라는 이야기다. 이런 생존율은 발표하는 병원마다 정확히 일치할수는 없다. 왜냐하면 병원마다 환자의 특성이나 분포가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를 들어 A라는 대학병원에서 폐암 1기의 5년 생존율이 80%라고 발표했는데 B라는 대학병원에서는 5년 생존율이 70%라고 한다면 얼핏 보기에는 B대학병원의 실력이 낮다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그렇게 단순 비교할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같은 1기라고 하더라도 환자의 연령대나 성별, 전신상태, 다른 위험질병의 동반상태 등 여러 가지 변수가 많기 때문에 액면 그대로 두 병원의 생존율을 단순히 누가 더 실력이 좋다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5년생존율이건 5년 무병생존율이건 사실 이런 데이터는 환자보다 의사들에게 학문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이지 환자분들은 사실 이런 생존율에 대해서는 무감각해졌으면 한다. 그 이유는 생존율이라는 것이 말 그대로 통계인데 통계라는 것은 반드시 환자군이 필요하다. 무슨 이야긴가 하면 만약 내가 폐암 1기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고 있는데 정부에서 폐암 1기의 5년생존율이 80%라고 한다면 이는 내가 5년 후에 살아남을 확률이 80%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폐암 1기환자들을 치료하고 5년 후에 보았더니 그 중에서 80명이 생존해 있다라는 의미이며 결국 내가 그 생존한 80명에 속할지 아니면 사망한 20명에 속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결국 나에게는 사느냐 죽느냐 하는 둘중 하나의 문제이지 내가 5년후에 살아남을 가능성이 80%라는 이야기는 아닌 것이다. 이를 All or None(전부 아니면 전무)라고 하는데 결국 나의 5년 생존율은 100% 아니면 0% 둘 중 하나일 뿐이다. 그래서 암환자분들이 극심함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통계는 통게일 뿐이다. 내가 암환자라면 나의 생존율은 All or none 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고 부정적인 생각이나 포기보다는 긍정적인 100% 생존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암이란닷컴 최상규 대표 '암을 이기는 정보' 칼럼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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