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모닝콜’은 콩글리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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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호텔 등에서 정해진 시간에 투숙객을 깨워 주는 전화 서비스를 모닝콜(morning call)이라 부른다. 최근엔 원하는 시간에 집으로 전화를 해주는 모닝콜 아르바이트도 생겼다고 한다.

 구미·과천시 등 자치단체가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모닝콜 서비스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매일 아침 9시 혼자 사는 노인들에게 전화를 해 안부를 여쭙고 말벗이 돼 주는 제도다. 이래저래 모닝콜은 요긴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모닝콜은 영어엔 없는 말이다. 일본에서 사용하는 일본식 영어가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그대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영어로 정확하게는 웨이크업콜(wake-up call)이다. 영어권 국가의 숙박업소에서 아침에 깨워 달라고 데스크에 부탁하려면 ‘모닝콜’이 아니라 ‘웨이크업콜’이라 해야 한다.

 이미 자리 잡은 말이라 이제 와서 ‘웨이크업콜’이라 부르기는 쉽지 않다. 국립국어원은 ‘모닝콜’을 ‘기상 전화’ 또는 ‘깨우기 전화’로 바꿔 부를 것을 권하고 있다.

 영어를 정확하게 사용한다는 측면에서는 가급적 ‘웨이크업콜’로 부르는 것이 좋겠고, 외래어를 가능하면 줄여 쓴다는 측면에서는 ‘기상 전화’ 등 우리말로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배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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