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벌어지는 긱스의 '놀자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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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포근하게 내린 눈으로 가슴 설레던 지난달 22·23일 긱스의 2000년 첫 콘서트가 열린 서울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은 온통 공연의 열기로 달아올랐다.

긱스는 '패닉'의 이적, 미 버클리 음대 출신의 정원영·한상원, '이정현 1집'을 작·편곡한 강호정, 서울 재즈아카데미 출신의 신예 정재일·이상민의 '슈퍼 라인업'을 자랑하는 6인조 밴드다. 이들은 최고 22살의 나이차와 톡톡 튀는 음악경력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화음과 역동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연주로 시종 즐겁고 자유분방한 무대를 보여줬다.

자칭 '헛소리 썰렁 밴드' 긱스의 놀자판이 부산에서도 펼쳐진다. 이들은 26·27일 경성대학교 콘서트홀서 열리는 공연에서 '노올자' '랄랄라' 등 1집 수록곡 과 각자의 히트곡·애창 팝을 들려줄 예정이다.

긱스 서울 콘서트의 백미는 역시 각 맴버의 개인기를 흐트러지지 않은 화음으로 엮어낸 팀웍이다. 이적의 보컬은 힘과 자연스러움이 함께 더해져 한 층 맛깔스러웠고, 정원영·한상원의 연주는 적당한 절제와 기교의 균형을 잃지 않는 원숙함을 보여줬다. 한상원은 마지막 앵콜곡으로 예상치 못한 광란의 '수지 큐'를 연주, 가장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연주하다'는 뜻의 팀명에 걸맞게 록·펑크·블루스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래파토리 또한 이들의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대목이였다. 이적이 윌 스미스의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를 부르는 대목에선 관객 대부분이 자리에서 일어나 리듬에 몸을 실었다.

이날 공연은 연주 외적인 부분에서도 관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요소가 풍부했다. 구석구석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다양한 각도의 공연장면을 무대 뒷면에 상영하고 '랄랄라' 등의 노래엔 미리 기획된 영상을 제공하여 감동을 더했다.

일시: 2월26일(토) 오후7시30분, 2월27일 오후 4시, 7시30분
장소: 부산 경성대학교 콘서트홀
문의: (051)610-11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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