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코스닥 모처럼 함께 웃어

중앙일보

입력

17일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가 모처럼 동반 상승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18.02포인트 오르며 900선에 바짝 다가섰지만 최근 낙폭이 워낙 컸던 데 따른 반등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코스닥과 거래소시장간의 차별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 거래량 역전〓이날 코스닥시장의 거래량은 2억1천9백만주를 기록, 2억1천2백만주에 그친 거래소시장을 사상 처음으로 넘어섰다.

거래대금에 이어 거래량에서도 코스닥 우위의 시대가 온 것이다. 동원경제연구소 온기선 기업분석실장은 "기관투자가들이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거래소 종목을 팔고 코스닥 종목을 대거 사고 있다" 며 "수급면에서는 코스닥이 추가 상승 여지를 갖고 있다" 고 밝혔다.

굿모닝증권 투자분석부 이상호 대리는 "엔화 약세가 지속되는 이상 거래소시장은 약세를 보일 것" 이라며 "코스닥 종목으로 매수세가 이동하는 것은 대세인 듯싶다" 고 말했다.

◇ 잠재된 불안요인〓하지만 두 시장간의 차별화가 극단적으로 진행된다면 증시 전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LG투자증권 김진수 선임연구원은 "오늘 차별화가 다소 완화되기는 했지만 거래소시장이 지나치게 침체되면 코스닥 종목도 상대적으로 고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될 것" 이라고 지적했다. 아직 두 시장의 동반 상승 국면으로 이끌기는 시장 체력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현재 고객예탁금은 11조원 수준이며 후순위채(CBO)펀드나 하이일드펀드를 제외한 순수 주식형수익증권으로의 신규 유입은 거의 정체된 상태다.

대우증권 조사부 이정호 연구위원은 "두 시장을 합해 8조원이 넘는 거래대금을 보이는 것은 고객예탁금 수준을 감안할 때 과열상황으로 판단된다" 며 "개인들의 단타매매가 많다는 것은 시장에 조그만 충격이라도 가하면 또다시 주가가 떨어질 위험 요인을 내포하고 있다" 고 강조했다.

◇ 미국 경제도 변수〓최근 코스닥지수가 미국의 나스닥지수와 따로 움직이는 날이 많았지만 이번 주에는 미국 상황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17일(현지시간)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의 미 의회 증언과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2000 출시, 17~18일의 생산자물가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등에 따라 미 증시가 변동하는 상황을 눈여겨 봐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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