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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들, 광주 5·18 25주기 특집 편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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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1980년 5월27일. 신군부에 저항해 전남도청에서 항전하던 시민군이 진압된다. 2년 뒤인 82년 2월20일 광주 망월동 시립묘지에서는 '영혼 결혼식'이 열린다. 전남도청의 마지막 항전에서 30세의 나이로 숨진 윤상원 열사와 노동현장에 투신했다 연탄가스 중독으로 숨진 고 박기순씨. 무녀의 굿이 한판 벌어지고 문병란 시인이 시로 주례사를 대신했다. 이후 한국 현대음악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노래 하나가 탄생한다. 백기완의 시 '묏비나리'를 바탕으로 해 황석영이 작사하고 김종률이 작곡한 '임을 위한 행진곡'이다. 80년대 노래운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 노래는 수많은 시위현장, 술자리, 농성장에서 불려왔다.

그 뒤에도 민중가요의 맥은 끊기지 않았다. '타는 목마름으로''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등으로 이어지며 사람들의 의식을 일깨웠다. KBS1 TV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25주기 특집으로 마련한 '노래로 쓰는 오월'(사진)은 이런 민중 가요의 역사로 민주화 과정을 조명한 프로그램이다. KBS 광주 방송 총국이 제작해 18일 오후 10시 전국에 방송된다. 방송에선'청계천 8가'로 알려진 민중음악 록밴드 천지인이 역사 현장을 순례한다. 대표적인 민중가요도 직접 편곡해 부른다.

다른 방송사들도 5.18 특집을 마련했다. SBS는 18일 밤 11시 5분 '뉴스추적-사라진 170여 명 어디로 갔나'를 방영한다. 정부가 공식 발표한 5.18 관련 사망자 수는 154명. 여기에 공식 행방불명자 수를 합치면 224명이다. 그러나 한 계엄군이 "사망자는 397명"이라고 제보했다. 사라진 173명의 흔적을 추적한다.

MBC는 17일 밤 11시 5분 특집 다큐 '80년 5월, 두 개의 내란'을 내보낸다. 당시 군 고위 관계자와 광주 현지 지휘관의 증언을 수집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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