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포수가 돼서 부처 조율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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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부처 간 칸막이가 여전히 남아 있다. 기획재정부가 포수(捕手)가 돼서 부처 간 조율 역할을 맡겠다.”

 박재완(사진)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번엔 ‘포수론’을 들고 나왔다. 8일 정부 중앙청사에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다. 그는 “3기 경제팀에 거는 국민 기대가 크다”며 “부처 간 칸막이를 낮추고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하나의 팀으로 대응해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기획재정부는 토론과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심부름꾼이 되겠다고 그는 덧붙였다. 같은 날 오찬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도 “포수는 수비 위치를 정해주고 투수를 리드하는 안방마님 같은 역할”이라며 “대통령이 감독이라면 현안 부처가 투수이고 기획재정부는 이를 조율하는 포수 역할을 하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칸막이 발언이 나온 배경으론 의약품 수퍼 판매와 서비스 산업 선진화가 지목된다.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 온 정책이 관계 부처 간 이해 충돌로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데 대한 자성이라는 것이다.

그는 간담회 자리에서 칸막이의 의미에 대해 “나도 고용노동부 장관을 할 땐 부처 입장에서 욕심을 냈을 수도 있지만 (지금 다시 보니) 부처 칸막이가 너무 심하다”며 “더 넓은 눈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보건복지부가 의약품 수퍼 판매를 무산시키는 결정을 내린 데 대해 “보건복지부의 고충을 이해한다. 중앙약사심의위원회가 의약품 재분류 논의에 들어가니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며 문제를 사실상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대통령이 진수희 장관을 질책했다는 본지 보도를 의식한 듯 “멀리 도약하기 위해서는 잠시 웅크려서 기를 모으고 있는 과정이 있다. 우리 다 함께 애정과 격려를 보낼 필요가 있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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