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쇼트트랙 여왕’ 왕멍 집단폭행 연루…“경찰이 국민 보호 안하나”

중앙일보

입력

중국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팀이 집단 폭행 시비에 휘말렸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1000m 금메달리스트인 왕멍(26)과 유망주인 저우양(20)이 끼어 있다.
중국 언론 산둥신문망과 포털사이트 왕이 스포츠 등에 따르면 중국 남녀 쇼트트랙팀은 5일부터 윈난성에서 단체 훈련을 시작했다. 이들은 6일 밤 11시쯤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귀가하다 길거리에서 보안 요원으로 보이는 남성 20여 명과 시비가 붙었다.

보안요원들은 선수들의 머리와 복부를 사정없이 폭행했다. 선수들은 처음엔 방어만 하다 사태가 악화돼 맞대응했고 양측의 집단폭행으로 확대됐다. 이 과정에서 왕멍과 저우양 등 여성 선수들과 보안요원 등 1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또 다른 1명은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사고 발생 직후 왕멍은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t.qq.com/wangmeng)에 “우리 팀은 그냥 길을 가고 있었을 뿐인데 상대방이 이유없이 시비를 걸면서 마구 때렸다”며 “병원에 나는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방치돼 있는데 경찰이 국민을 이렇게 놔둬도 되느냐”고 항의했다. 그는 또 “혹시 (보안요원) 배후가 있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하며 응급침대에 누워있는 동료 선수의 사진을 함께 올려놨다.

쇼트트랙팀 왕춘루 감독은 “경찰이 선수들과 보안요원에 대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며 “폭행 사건에 연루돼 중국 시민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현재 쇼트트랙팀 선수들은 모든 훈련을 중단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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