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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대중연설대회(IPSU) 최고상 받은 강전욱군에게 듣는 영어 말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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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49개국 82명의 각국 대표 학생이 영어 연설 실력을 겨루는 대회에서 우리나라 고교생이 1등을 차지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강전욱(18·한국외국어대 부속 용인외고 3)군이다. 강군은 지난달 23~27일 5일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30회 ‘국제 대중연설대회(IPSU)’ 대회에 참여해 최고상을 받았다. 지난달 31일 경기도 용인외고를 찾아 강군의 영어 말하기 비법에 대해 들어봤다.

글=박형수 기자 , 사진=김경록 기자

강전욱군은 “영어를 즐기고 자신감만 있다면 누구나 영어 말하기의 달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록 기자]

-국제 대중연설대회(IPSU)는 어떤 대회이고, 참가하게 된 계기가 뭔가.

“세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 말하기 경연 대회다. 비영리 교육기관인 ESU (English Speaking Union)가 주관한다. 참가자들은 각국에서 지역 예선을 거쳐 영국에 모인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12월 19일 ESU KOREA가 주관한 예선 대회가 있었다. 이때 고등부 대상을 받아 IPSU 대회 참가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영국 본선 대회에 참여한 최초의 한국 학생이어서 감회가 남달랐다.”

-1등을 할 수 있을 거라 예상했나.

“전혀 예상치 못했다. 대회 기간 5일 중 첫 3일은 세계 청소년들과 교류하는 시간이었고, 실제 대회는 마지막 이틀간 진행됐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영미권 국가에서 온 친구들이 워낙 많아 1등은 커녕 입상도 기대하지 않았다. 대회 기간 동안 외국 친구를 많이 사귀는 게 목표였는데 1등으로 뽑혀 나도 놀랐다.”

-자신의 연설이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뭐였다고 생각하나.

“심사위원들에게 구성이 탄탄하다는 평을 받았다. 예선과 최종 결선은 주제가 미리 정해져 있어 준비해 둔 연설문으로 스피치를 하면 된다. 하지만 준결승에서는 대회 15분 전에 주제가 주어져 즉흥 연설을 해야 했다. 준결승 주제가 ‘여행은 가장 좋은 교육(Travel as the best education)’이었는데, 나의 개인적인 경험으로 연설을 시작해 ‘여행을 통해 세계 시민이 갖춰야 할 열린 마음을 갖출 수 있다’는 대주제로 마무리해 호평을 받았다.”

-연설문을 작성할 때 특별한 노하우가 있나.

“연사의 이야기는 재미와 주제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루한 이야기로 청중을 고통스럽게 하는 건 연사로서 예의를 지키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재미를 주기 위해서는 소재가 참신해야 한다. 그래서 개인적인 에피소드를 들려줘 웃음을 주려고 애쓴다. 중간에는 객관성을 입증할 수 있는 통계나 권위자의 말을 인용해 신뢰감을 준다. 첫 부분이 재미있으면 중간에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뤄도 청중들의 집중력이 유지된다. 원론적인 멘트는 마지막에 넣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곤 한다.”

-평소 영어 공부는 어떻게 하나.

“다른 학생들하고 똑같다. 문제집 풀고 단어 열심히 외운다. 하지만 이런 노력만으로 영어 실력이 늘지는 않는다. 독서를 좋아하는 학생들이 굳이 시험을 보지 않아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 것처럼 일상생활에서 영어를 항상 접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나는 쉬는 시간에 유명인들의 영어 프레젠테이션 동영상을 즐겨 본다. 스티브 잡스같이 유명한 CEO들의 이야기는 재미도 있고 영어 실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또 뉴욕 타임스나 뉴스위크 같은 영자신문도 틈틈이 읽는다. 영어 실력은 이런 작은 노력을 통해 성장하는 것 같다.”

-설득력 있는 말하기 능력은 어떻게 기를까.

“말하기에는 자신감이 90%다. 청중들의 반응이 내 예상과 다를 때, 돌발적인 질문을 받았을 때 당황하면 제대로 이야기할 수 없다. 자신감이 있어야 위기상황을 순발력 있게 대처할 수 있다. 자신감은 다양한 경험에서 생긴다. 나 역시 국내외에서 많은 대회에 참여하면서 여러 노하우를 쌓을 수 있었다. 올여름에 ESU Korea에서 영국의 토론 전문가들을 초빙해 투어를 계획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때 나도 멘토로 나서서 특강을 할 예정이다. 이런 데 참여하는 것도 말하기에 대한 자신감을 기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ESU KOREA의 투어에서 어떤 내용을 알려줄 생각인가.

“우리나라 학생들의 장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국내외 청소년들이 모이는 각종 대회에 나가보면서 우리나라 학생들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느낄 때가 많다. 영어 실력도, 아이디어도 대단해 한국인이란 게 자랑스러울 정도다. 다만 경험이 부족해서인지 자신감이 없어 아쉽다. 외국인들 앞에 서면 쉽게 위축된다. 투어 참가자들에게 내 경험을 들려주고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다.”

ESU KOREA 투어=중앙일보와 중앙데일리가 글로벌 시대의 필수 역량인 비판적 논증 능력의 중요성을 국내에 알리고자 공동 주최한다. ESU KOREA 주관으로 7월 11~20일 열리는 이번 투어는 세계적인 Speech & Debate 전문가들을 초빙해 특강과 세미나 등을 연다. 영어 말하기나 토론에 관심 있는 학생·학부모·교사 등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신청·문의 02-6363-8837, www.esu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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