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만산 라면 먹었다간…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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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가 들어간 독만두' '독돼지' '독생강' '독분유' '독콩나물' '독두부'등 연이은 중국발 불량식품이 이젠 타이완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중국산 뿐 아니라 타이완산 라면에서도 심각한 인체손상을 유발하는 물질이 발견된 것이다.
화난농업대학 류춘훙 부교수는 최근 식품과학잡지에 "라면 제품 가운데 절반이 넘는 제품에서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와 '디부틸푸틸레이트(DBP)가 검출됐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고 중국 텅쉰왕이 보도했다.

DEHP는 암을 유발하거나 생식기능을 떨어뜨린다. 무색무취한 액체로 장난감이나 실내장식품 등의 플라스틱을 유연하게 만드는데 쓰이는 가소제다. 세계야생보호기금(WWF)은 이 물질을 환경호르몬 67종 중 하나로 분류하고 엄격하게 통제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타이완산 음료에서 최근 이 물질이 검출돼 '독음료'파문을 일으켰었다. DBP는 무색의 끈끈한 액체로 염화비닐수지용 가소제로 쓰이는 인공화학물질이다.

류 교수는 "지난해 10월 광저우의 대형마트에서 밀가루 제품 라면 56개와 쌀가루 제품 25개를 수거해 안전검사를 실시한 결과 대다수의 제품에서 두 물질이 검출됐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DBP 59.38mg(국제기준 0.3mg), DEHP 172.15mg(국제기준 1.5mg)이 검출됐다. 국제기준 대비 최대 198배까지 초과한 수치다.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수준이라는 얘기다.
류 교수는 “일부 식품 제조업체들이 원가를 줄이기 위해 DEHP 등 불법 첨가물을 넣어 라면을 제조한 것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품의 포장지에서도 오염물질이 발견됐다"며 "안전검사 규정을 크게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수시로 먹는 라면에서 어떻게 이처럼 심각한 유해물질이 대량으로 나올수 있느냐" "내 가족과 내 친구들이 모두 독에 중독된 것 아니냐" "문제의 라면을 전량 회수하고 제조회사 뿐 아니라 수입업자와 세관공무원 등 관련자를 처벌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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