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준에 맞춰 모회사와 자회사 연결 결산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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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호 24면

한 가족(회사)의 진면목을 알려면 가장(모회사)뿐 아니라 아들(자회사)과 손자(손자회사)까지 함께 봐야 한다. 예컨대 아버지는 평생 착실하게 가업을 일궜는데 아들은 섣불리 사업을 벌이다 실패해 빚더미에 올라앉았을 수 있다. 반면 아들은 건실한데 아버지의 재무상태가 부실한 경우도 있다. 따라서 아버지나 아들·손자를 떼어놓으면 가족 전체의 재무상황을 정확히 볼 수 없다.

알기 쉬운 경제용어 K-IFRS(한국 채택 국제회계기준) 

회사도 마찬가지다. 모회사는 장사도 잘하고 빚도 별로 없는데 자회사(손자회사 포함)는 부실이 심각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모회사와 자회사를 합쳐서 재무상태를 정리한 연결 재무제표가 중요한 이유다. 이때 회계장부를 자기들끼리만 아는 방식으로 작성한다면 외부 투자자의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영국 런던에 있는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국제회계기준(IFRS·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을 만들어 냈다. 이것을 한국 실정에 맞게 일부 조정한 것이 K-IFRS(한국 채택 국제회계기준)다.

올해 결산부터 증시에 상장된 모든 기업은 의무적으로 K-IFRS에 맞춰 연결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해야 한다. 여기에는 모회사뿐 아니라 종속회사(자회사·손자회사)의 실적과 재무상태가 포함된다. 예컨대 A사가 B사의 지분을 50% 넘게 갖고 있거나 객관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한다고 판단되면 B사를 A사의 종속회사로 본다. 연결 재무제표를 의무적으로 작성해야 하는 주기는 모회사의 크기에 따라 차이가 있다. 자산 2조원 이상 대형 상장사는 3개월, 2조원 미만 상장사는 1년에 한 번이다. 다만 회사 측이 원한다면 자산 2조원 미만이라도 자발적으로 3개월마다 연결 재무제표를 만들 수 있다. 작성 기한은 결산일로부터 60일이다.

이에 따라 코스피 시장의 12월 결산법인 중 166개 사가 지난달 말 K-IFRS에 따른 연결 재무제표를 공시했다. 한국거래소의 분석에 따르면 종속회사를 포함한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평균 7.73%로 모기업만 따졌을 때(7.86%)보다 약간 낮았다. 이는 종속회사의 수익성이 대체로 모기업보다 못하기 때문이라고 거래소는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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