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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가장 궁금한 B형간염 질문 7가지

중앙일보

입력

건강한 간 이야기

성애병원 소화기내과
김호정 부장

흔히 침묵의 장기라 불리우는 간장은 3,000억개 이상의 간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간은 혈액에서 유해 화학 물질을 제거하고, 인체 면역기능을 제공해주며, 음식을 소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영양소와 비타민, 에너지를 저장하는 등 수많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간 없는 생활은 불가능하다고도 할 수 있다.

이런 중요한 장기인 간에 염증이 6개월 이상 지속이 되는 경우를 ‘만성 간염’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간염은 B형 간염으로 전체 인구의 5-8%가 현재 감염된 상태이며, 그 중 실제로 만성 간염을 앓고 있는 환자는 약 4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해마다 2만 여명이 간질환 및 간암으로 사망하고 있으며 그 중 만성 B형 간염이 차지하는 비율은 50-70% 정도다.

아래는 필자가 평소 진료와 상담 시 자주 받아온 간염관련 질문들을 Q&A형식으로 풀어본 것이다.

Q1. B형간염은 얼마나 흔한가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8% 정도가 B형 간염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다.

Q2. 만성 B형 간염이란? B형 간염 보유자(보균자)와는 어떻게 다른가요?
B형 간염 바이러스는 감염되는 시기에 따라 만성화율에 크게 차이가 있는데, 어려서 걸릴수록 만성화율이 매우 높다. 우리나라에선 많은 경우가 주산기 감염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표면항원(HBsAg)은 대부분 평생 양성으로 유지되며, 특히 출산 중 혹은 직후인 주산기에 감염되면 90%이상 만성화된다.

만성화된 B형간염은 바이러스의 증식여부에 따라서 증식기와 비증식기로 구분되고 증식기는 다시 면역내성기와 면역제거기로 구분 되어지는데 면역내성기, 즉 활동성 B형간염 보균자는 바이러스를 계속 증식하고 있지만 증상도 없고, 간 염증수치도 정상소견을 나타내는 경우로 이 상태에서는 당장 치료할 필요는 없고 대략 3~6개월마다 정기적인 간기능 검사가 필요하다. 이후 면역내성기를 지나 대개 15~3세가 되면 인체의 면역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간세포를 제거하며 간 염증수치가 상승하고 간염 상태로 진행하게 되는데, 이를 면역제거기라고 한다. 이 기간이 6개월 이상 지속될 때 ‘만성 B형 간염’ 이라고 하며, 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만약 이 시기에 적극적인 치료없이 지속적인 염증상태가 된다면 간경변(간경화)으로 진행이 더 쉽게 되며 간암 발생도 높아진다. 증식기가 지나면 비증식기가 되어 바이러스 증식이 현저히 약해지거나 없어지며 전염성과 간염의 활성도가 약해지고 간 염증수치도 정상화된다. 이런 상태에 있는 사람들을 ‘비활동성 B형간염보유자’라고 한다. 이와 같이 B형 간염 보균자는 다양한 경과를 보일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담하여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Q3. 주변 가족이나 친구 중에 보균자가 있는데 같이 생활하면 감염되나요?
B형 간염 바이러스는 혈액이나 여러 가지 체액(정액, 질 분비물, 모유, 눈물, 침 등)으로 전염될 수 있지만, 일상적인 사회 생활 (같이 찌개를 먹고, 술잔을 돌리는 등)으로는 전염이 되지 않으며, 악수, 가벼운 키스, 보균자가 요리한 음식, 기침, 재채기 등으로는 옮지 않으니 걱정 하지 않아도 된다. 배우자 중 B형 간염 보유자가 있다면 부부 사이에도 성관계 등을 통하여 전염될 수 있으므로 예방접종을 통해 건강한 부부 생활을 하도록 하는 것이 좋고,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면 성관계시 콘돔등을 착용하시는 것이 안전하다.

물론 그 전에 항체가 형성되었는지 확인하고 항체가 있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항체가 없다면 간염 예방 백신을 맞길 권고한다. 또한 칫솔이나 면도기는 같이 사용하면 안된다. 일상속에서 감염이 가능한 예로 이발소에서 면도하시는 남성 분들의 경우 본인에게 간염항체가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여야 한다. 그 밖에 비위생적인 기구를 사용하여 문신, 침, 부황, 피어싱을 하는 경우에도 전염의 가능성이 있다.

Q4. B형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는 전부 만성화 경과를 밟게 되나요?
어느 시기에 감염이 되었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로 아기때 감염되는 경우는 약 70~90%, 어린 아이때는 25~50%,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 걸린 경우에는 10% 정도만 만성 간염으로 진행된다. 우리나라는 과거 수직간염이라 부르는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인 어머니에서 태어난 신생아에게 예방 접종 등의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못하여 자녀들이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가 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었으며 이로 인해 만성화 경과를 밟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 중 일부는 다행스럽게도 간염 바이러스가 사라지는 경우가 있으나 동양인들의 경우에는 서양인과 달리 1% 정도만 이런 행운아가 된다.

Q5. 만성 B형 간염이 확인되었지만 증상이 없는데도 병원에 계속 다녀야 하나요?
만성 B형 간염인 경우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병원에 계속 다녀야 한다. 증상이 나타날 때는 이미 간경변으로 진행되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쳤을 수 있다. 따라서 혈액검사와 복부초음파검사 등을 통한 간기능검사와 영상학적인 검사를 정기적으로 시행하여 자신의 상태를 파악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비교적 효과적인 치료제의 등장으로 치료시점을 결정하는 목적으로도 정기 검진은 필수다.

Q6.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모든 만성 B형간염 환자가 치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정기적인 검사를 하시면서 전문의와 상의하시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치료에 사용하고 있는 항바이러스제는 면역조절 혹은 B형간염바이러스의 증식 억제를 통하여 간 손상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사용되는 약제의 종류로는 주사제인 인터페론 및 페그인터페론과 경구용 약제인 라미부딘, 아데포비어가 있으며, 신약으로서 엔테카비어, 텔비부딘등의 약제가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약제들은 약제 각각의 효과와 장기간 사용에 따른 내성 발생률, 투약 중단 후 재발의 가능성 등의 서로 다른 약제특성 때문에 환자의 상황에 맞는 약제 선정을 위해서 전문의와의 상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Q7. 주의할 점은 없나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정말 중요한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대개 간이 안좋다고 하면 주위 분들이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등을 소개하면서 환자들의 간 상태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민간요법은 꼭 조심해야 한다.

많이 알려진 대표적인 메뉴로는 인진쑥, 영지버섯, 돌미나리, 고사리 등이 있는데 다른 사람이 썼는데 정말 좋더라 하는 소리에 잘못 복용해서 갑작스런 간기능 악화 초래되는 경우를 자주 본다. 또한 간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는 생약성분의 정체 불명의 약제 또한 복용하는 경우 위험한 상황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건강식품 및 약제들은 복용전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성애병원 소화기내과 김호정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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