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프로축구] 대우축구, 영욕의 17년 마감

중앙일보

입력

이차만 감독의 도중하차, 신윤기 감독대행의 사망,대우그룹의 부도.

지난 99년 한해를 숨가쁘게 보낸 프로축구 부산 대우 로얄즈가 끝내 현대산업개발에 매각돼 83년 창단이후 17년동안 국내 프로축구를 주름잡았던 영욕의 세월을 마감했다.

현대산업개발로 `제2의 탄생'을 하게 됐지만 대우라는 이름은 그라운드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됐다.

83년 12월 창단, 원년리그에 참여해 이듬해 리그 정상에 올랐던 대우는 86년 아시아클럽선수권대회와 87년 제1회 아시아-아프로클럽선수권대회까지 석권하고 그 해다시 국내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91년에도 통산 3회째 리그 챔피언이 됐고 97년에는 이차만 감독이 사령탑에 올라 프로축구 전관왕(3관왕)에 이어 98년 필립모리스컵 우승의 영광이 계속됐다.

90년대 초반 하위권에 맴돌기도 했던 대우는 99년을 최악의 해로 맞았다.

대한화재컵과 바이코리아컵 K-리그에서 2위에 오르고 국내 10개구단중 홈 관중동원 1위를 차지했지만 대우는 이차만감독의 전격 경질로 지휘봉을 잡았던 신윤기감독대행이 9월 급성백혈병에 의한 뇌출혈로 사망한데 이어 대우그룹의 붕괴로 순식간에 공중분해 위기에 봉착했다.

주택은행 인수설을 비롯해 끈질기게 나돈 매각설과 심지어 해체위기설까지 나와긴장하기도 했던 대우는 올해 초 한빛은행 등 채권단의 긴급 운영자금 18억원을 받아 호주 울렁공에 해외전지훈련을 떠나며 한숨을 돌리기도 했다.

그러나 대우는 결국 전훈지에서 팀이 현대산업개발로 넘어갔다는 비보를 들을수 밖에 없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용윤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