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육 vs 한선교 5차 투표까지 5대5 … 결판 안 난 KBL총재 경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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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전육 총재(左), 한선교 의원(右)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치러진 총재 경선의 1차 결과는 ‘무승부’였다. 전육(65) 한국농구연맹(KBL) 현 총재와 한선교(52) 한나라당 의원이 차기 KBL 총재직을 두고 재투표를 벌이게 됐다.

 프로농구 10개 구단 단장으로 구성된 KBL 이사회는 1일 서울 신사동 KBL센터에서 제16기 4차 임시총회를 열고 총재 선출 투표를 했다. 전 총재와 한 의원, 이인표(68) KBL 패밀리 총재까지 세 명의 후보가 경선을 벌였다.

 1차 투표에서 최저득표자가 걸러져 전 총재와 한 의원 두 명의 후보로 좁혀졌다. 그러나 이후 2~5차 투표까지의 결과는 모두 5대 5로 나왔다. KBL 규약에 따르면 총재는 10명의 이사진 중 3분의 2 이상(7표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신임을 받을 수 있다. 경선 결과를 브리핑한 최형길 KCC 단장은 “3일 오전 10시에 같은 장소에서 전 총재와 한 의원을 후보로 재투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역대 KBL 총재 선출은 이사회에서 한 명의 후보를 추대해 만장일치로 신임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2008년 9월에 6대 총재로 취임한 전 총재 역시 이런 방식으로 총재 자리에 올랐다. 이번에는 전 총재가 연임 의지를 밝힌 데 이어 한 의원 등이 출마 의사를 보이면서 사상 첫 경선이 성사됐다. 그러나 10개 구단 의견이 양분되면서 차기 총재 결정을 이틀 미루게 됐다.

 전 총재는 재임 기간 프로농구의 TV 중계 횟수를 늘렸고, 귀화혼혈 선수 제도를 성공적으로 도입했으며, 국가대표팀 전력 강화를 위해 노력한 점이 지지 기반이 됐다. 반면에 한 의원은 “프로농구 출범 이후 최대 위기”임을 강조하면서 국회의원으로서 법과 제도적인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호소한 것이 일부 구단들의 지지를 얻었다.

 3일 열리는 제16기 5차 임시총회에서도 결론이 나지 않을 가능성은 남아 있다. 최형길 단장은 “3일에도 계속 5대 5가 이어지면 KBL 전체가 힘들어지는 상황”이라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그럴 경우 새로운 분까지 포함해 추대위를 재구성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규약대로라면 7표 이상을 얻어야 하지만 한 명이 6표를 얻었을 경우 다득표자를 총재로 결정하는 방안도 협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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