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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 해킹' 유사사건 재발 가능

중앙일보

입력

세계 최대.최고 인기 인터넷 검색사이트인 야후(Yahoo!)가 8일 오전 컴퓨터 해커들의 집중적인 공격으로 약 3시간동안 다운된 ''사건''은 인터넷 업계에 큰 충격을 준 동시에 유사 사건의 재발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적지않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야후의 다이안 헌트 대변인은 사고직후 "야후 사이트에 해커들이 보낸 엄청난 양의 전자데이터 요청이 한꺼번에 접속되면서 일시 다운됐다"며 "그러나 해커들은 야후의 주 데이터컴퓨터를 교란시키는 데는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해커들인 시도한 해킹수법은 ''서비스거부 공격''(Denial of Service Attack)으로 한 전화번호에 집중적으로 전화가 걸려오면 일시 불통되는 현상과 같은 것이다.

하루 방문객 1억2천만명, 접속 페이지 뷰가 4억6천500만건에 이를 정도로 인기 웹사이트인 야휴가 이처럼 해커들의 공격에 쉽사리 무너진 것은 사이버 공간에서는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는 점을 거듭 확인시켜 준 것이다.

더 나아가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와 주식투자 등 최근 들어 인기를 끌고 있는 ''E-비즈니스''도 해커들의 공격대상이 될 경우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둔 컴퓨터 보안회사인 시큐어리티 포커스 콤의 수석기술자 엘리아스 레비씨는 "야후와 같은 초 거대 인터넷 검색사이트도 해커들의 농간으로 휘청거린 것을 보면 이번 사건은 근본적으로 사이버 공간에서는 어느 누구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 매세추세츠주 소재 인터넷업체인 그래닛 아일랜드 그룹의 제임스앳킨슨 회장은 야후 자체의 보안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 "이번 사건은 세계 최대의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야후측이 비록 일시적이긴 하지만 해커들의 공격에 쉽사리 무너질 정도로 허술한 보안체계를 유지하고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컴퓨터전문가인 그는 또 "해킹의 정도가 아무리 심했더라도 야후가 15∼20분, 기껏해야 30분 정도에 그쳐야 할 복구까지의 시간을 3시간 가량 허비했다는 것은 인터넷 관리상의 구조적인 문제점마저도 드러낸 것"이라고 혹평했다.

헌트 대변인은 이에 대해 "야후의 컴퓨터 전문가들이 사이버공간의 교통정리 역할을 맡는 ''루터(router)''들에 접속이 집중됨으로써 다운됐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비록 복구까지 시간은 걸렸지만 해커들이 다양한 서버를 통해 집중적으로 요청한자료 등을 분석해 해킹의 진원지를 밝혀낼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우연의 일치이긴 하지만 미연방수사국(FBI)이 이미 지난달 해커들의 ''서비스거부 공격''을 예측한 뒤 주의조치를 당부했었다"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문제와 관련해 FBI에 협조를 요청했는 지에 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그는 다만 "우리의 최대 관심사는 야후사이트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철저히 분석하고 네티즌들의 이용에 불편이 없게 끔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FBI 홈페이지도 지난해 4월 이번처럼 해커들의 ''서비스거부 공격''을 받아 며칠동안 접속이 불가능했었다.

그동안 사건을 수사해 왔던 FBI 산하 ''국가 기간전산망 보호센터''는 최근 한 보고서에서 "이러한 사건들이 갖는 의미와 파장은 매우 우려할 만한 일"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기관뿐 아니라 미국내 대부분의 컴퓨터 네트워크는 해커들의 공격에 쉽게 무너질 수 있는 취약성을 안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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