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본해' 표기 지도 방송 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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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의 표기를 둘러싼 한일간의 힘겨루기가 국민감정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는 가운데 MBC TV가 동해를 'SEA OF JAPAN(일본해)'으로 표기한 지구본을 사용해 말썽을 빚고 있다.

지난 4일 오전 10시부터 방송된 설날특집 다큐멘터리 〈21세기 음식대전(飮食大戰)〉은 제1부 '동양음식을 주목하라'에서 동양음식의 성공적인 미국 진출현황을 소개하면서 문제의 지구본을 화면에 등장시켰다.

이를 본 한 시청자는 "정부 부처에서 펴낸 지도가 '일본해'로 표기돼 물의를 빚은 데 이어 MBC마저 국민감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본해로 표기된 지도를 프로그램에 방송한 것은 공영방송의 책임을 망각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방송위원회의 한 관계자도 "빠르게 스쳐지나가는 장면이기는 했으나 '방송은 민족의 존엄성과 긍지를 손상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방송심의규정 제13조를 적용해 징계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연출자인 임남희 PD는 "꼼꼼히 검토하지 않고 사내 자료실에 비치된 지구본을 사용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실수를 하게 됐다"고 해명한 뒤 "글자를 식별하기 힘들 정도로 장면이 빨리 지나갔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미치는 파급효과는 없을 것으로 생각되며 아직까지 항의전화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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