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리모델링] 퇴직 3년 남긴 직장인, 3억대 금융자산 어떻게 운용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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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Q 수원시 권선구에 거주하는 박모(47)씨. 전업주부인 부인과 함께 고등학생 자녀 2명을 키우는 직장인이다. 월 급여 600만원에다 제2금융권에 예치한 저축에서 50만원의 이자가 발생해 비교적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3년 내 현 직장을 그만둬야 할 상황이다. 내년엔 자녀가 대학에 들어가므로 교육비 부담도 커진다. 게다가 얼마 전 잘못 투자한 아파트에 돈이 잠겨 노후준비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박씨는 전반적인 가계자금 운용을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왔다.

A 은퇴를 앞둔 예비 퇴직자의 관심은 투자상품과 월 생활비다. 하지만 그동안 모은 목돈을 다시 예금으로 넣자니 만족스럽지 않고 그렇다고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얻자니 돈이 묶여 생활비가 부족해진다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 이 문제를 동시에 풀어주는 방안이 있긴 하다. 월지급식 금융상품이다. 다달이 일정 금액을 꼬박꼬박 불입하는 적립식과는 반대로 목돈을 맡기고 생활비를 매월 타다 쓰는 ‘역적립식’ 개념이다. 자산을 안정적으로 굴리면서 현금 흐름도 확보할 수 있는 양수겸장이라 하겠다. 최근엔 각국의 고수익 채권에 투자하는 글로벌신탁이나 지수와 연계된 ELS 형태도 나와 있다. 많이 주는 건 연 8%짜리도 있어 1억원 가입 시 매월 70만원 수준의 지급이자가 나온다. 상품에 따라선 세제혜택도 부수적으로 얻을 수 있다. 물론 주의해야 할 사항이 없는 건 아니다. 증시 상황이나 환율, 기초자산의 가격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주식형의 경우 약정한 수익을 올리지 못하게 되면 매달 지급할 돈을 원금에서 떼어낸다. 따라서 월지급식 상품을 고를 때 환매조건·수수료·수익금과세여부 등을 잘 따져보는 게 좋다.

 ◆중간퇴직금의 투자비중 늘려야=박씨는 퇴직 이후 소득 감소와 노후자금 마련 등으로 가계자금운용에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 하지만 투자성향이 보수적이어서 물가상승률과 금리 상승 등을 감안하면 금융자산의 실질수익률은 마이너스다. 그나마 최근 큰 평수로 옮겨가고 싶은 욕심에서 2억원이 넘는 정기예금의 일부를 헐어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사는 바람에 활용 가능한 목돈이 1억20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이 돈을 금리가 저축은행보다 높으면서 매월 이자가 나오는 월지급식 해외채권으로 갈아타도록 하자. 박씨가 회사를 그만두게 될 경우 생활비의 일부를 여기서 충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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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간정산한 퇴직금이 들어 있는 IRA(개인퇴직계좌)도 예금과 투자상품 비중을 5대 5로 조정해 추가수익과 과세이연 효과를 최대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또 지금 붓고 있는 적금과 MMF의 잉여금 중 60%는 투자상품으로 옮겨타길 바란다. 120만원을 국내 성장형 또는 인덱스 펀드, 이머징 마켓 펀드에 적립식으로 3년 정도 투자할 경우 연평균 7~8%의 수익률이 기대된다.

 ◆월지급식 상품 활용도 높여라=박씨네는 60세부터 현재가치 월 300만원의 노후자금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불입해 온 국민연금과 IRA에 예치된 중간정산 퇴직금을 합쳐봐야 63세부터 수령할 수 있는 연금이 약 200만원에 그친다. 일찌감치 개인연금을 준비해 두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데다 자녀에게 들어갈 교육비·결혼자금을 고려하면 추가로 개인연금을 붓기가 어려운 건 사실이다. 퇴직 후부터 연금수령 시점인 63세까지가 더 큰 문제인데, 구직 노력과 함께 월지급식 상품의 활용도를 높여 최소한의 생활비 마련에 힘써야 하겠다.

 ◆거주 아파트 팔아 비과세 요건 만들자=최근 구입한 수원시 당수동 소재 아파트는 당분간 가격상승세를 기대하기 힘들고 매매 및 이사에 따른 비용만 발생했다. 반면 지금 거주 중인 금곡동 아파트는 쾌적한 주거환경에 편리한 교통여건 등 강점이 있다. 평수 넓은 것을 빼고 내세울 게 없는 당수동 아파트를 매입할 이유는 없었다고 본다. 따라서 부동산을 처분해야만 한다면 당수동 아파트가 먼저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현 거주 아파트를 빨리 매도해 1가구1주택 비과세 요건을 만드는 게 급선무다. 처분한 대금으로 자녀의 학교 근처로 전세를 얻어 이사하는 게 좋겠다.

서명수 기자

◆ 재무설계 자문=백미경 하나은행 정자중앙지점장, 이용광 메트라이프생명 B&B지점장, 김태훈 더브릭스 개발사업부 이사, 강경탁 미래에셋증권 리테일기획팀장(왼쪽부터 시계방향)

◆ 대면 상담=전문가 상담은 재산리모델링센터로 신청(02-751-5852)하십시오. ‘위스타트’에 5만원을 기부해야 합니다.

◆ 신문 지면 무료 상담=e-메일()로 전화번호와 자산, 수입 지출, 재무 목표 등을 알려 주십시오.

◆ 후원=미래에셋증권·삼성생명·외환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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