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크 시위 유혈 진압 시민·군경 수백 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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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동부의 안디잔 지역에서 13일 발생한 반정부 시위 유혈 진압으로 수백 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AFP 통신은 15일 "익명을 요구한 의사가 안디잔의 한 학교에 시신 약 500구가 안치돼 있으며 2000여 명이 다쳤다고 전화로 알려왔다"고 보도했다.

우즈베크 인권단체 '어필'의 안디잔 지역 책임자 사이드자콘 자이나트비트디노프도 14일 "시위대와 경찰을 포함해 최소 500명이 사망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크 대통령은 14일 "무장봉기 진압 과정에서 10명의 경찰관이 사망했으며 시위대의 희생은 이보다 더 많다"고 밝혔다.

AP 통신은 15일 새벽 안디잔 지역 내 키르기스스탄과 인접한 도시인 테페크토시에서 무장세력과 정부군 사이에 충돌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한 주민의 말을 인용해 "정부군 8명이 사망했으며 충돌 후 무장세력이 키르기스스탄으로 도주했다"고 전했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도 이 지역에 대표를 파견해 사태 조사에 나섰다고 통신은 전했다. 안디잔의 소요 사태는 정부군에 의해 일단 강제 진압된 상태다. 그러나 정부의 무력 진압에 반발하는 시민이 많아 카리모프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민혁명으로 번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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