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둠’ 루비니의 경고 … “깜짝 놀랄 하락장 올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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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둠’ 누리엘 루비니(사진) 뉴욕대 교수가 다시 목청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기 시작하면서 증시에도 조정이 불어닥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했던 루비니 교수는 27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한 포럼에 참석해 “앞으로 글로벌 경제성장세가 둔화하기 시작할 것이며 증시는 지금 조정의 ‘티핑포인트(tipping point)’에 있다”고 말했다. 티핑포인트는 ‘작은 변화들이 상당 기간 쌓여 미세한 변화가 하나만 더 발생해도 갑자기 큰 변화나 파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단계’를 뜻한다.

 루비니는 “그동안 글로벌 경기회복의 분위기를 타고 기업의 매출과 수익이 늘어나며 주식시장이 오름세를 보였지만 이제 글로벌 경기 둔화의 신호와 함께 주가가 내려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주 전까지만 해도 시장은 글로벌 경기회복이 궤도에 올랐다고 믿었기 때문에 이 같은 모든 우려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이제 시장은 조정의 티핑포인트에 있다”며 “미국과 유럽·일본·중국의 경제지표가 글로벌 경기둔화를 시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증시는 기대 이상의 실적(어닝) 효과에 기댔으나 앞으로는 글로벌 경제성장의 둔화에 따른 주가 하락에 깜짝 놀라게 될 것”이라며 “변동성과 위험 회피 현상이 커지는 증시 조정이 시작되는 걸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니의 지적처럼 최근 글로벌 경제는 고유가와 동일본 대지진, 남유럽 재정위기 등을 비롯해 신흥국의 긴축 행보에 따른 영향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골드먼삭스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8%에서 4.3%로 낮췄다. UBS도 3.9%에서 3.6%로 하향 조정했다.

 이와 함께 루비니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대해 언급한 것은 그리스의 뱅크런(대량 예금인출)을 촉발할 수 있는 만큼 위험하다”며 “그리스는 디폴트에 빠지지 않을 것이며 위기 확산 위험도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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