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 기업PR '사이버 월드리더'

중앙일보

입력

'인간과 사이보그(인조인간)가 공존하는 사회'.

아직은 상상 속의 세계지만 21세기를 맞는 시점에서 그리 황당한 얘기도 아니다. '사이버월드 리더'를 표방하며 최근 방영에 들어간 한국통신 TV광고는 상상의 실현이 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뉴욕 타임스퀘어가든과 파리 에펠탑 등 세계적 명소와 한국통신 사옥 앞에 다양한 인종의 군중과 사이보그들이 몰려든다.

'한국통신이 사이버 세계의 선도자가 되겠다' 는 메시지를 감개무량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미래 기술의 상징인 사이보그가 인정할 만큼 앞서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내용이다.

하지만 인간 속에 섞인 사이보그들은 조금은 어색하게 느껴진다. 실물이 아니라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업체 빅필름이 11월 개봉 목표로 제작하는 3차원 애니메이션 영화 〈엘리시움〉에 나올 캐릭터를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했기 때문이다.

외계 침략자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전사 '반', 아름다운 공주 '린', 외계 침략자로 반을 사랑하게 돼 지구 지키기에 가담하는 여전사 '나트' 등이 그들이다.

광고에서 캐릭터와 사람이 섞여 나오는 장면은 고작 3초 남짓. 이를 위해 광고 제작을 맡은 제일기획은 컴퓨터 합성에만 무려 20일간 매달렸다. 캐릭터 사용료는 5천만원. 광고에 주인공으로 나오는 탤런트 김석훈의 모델료와 같은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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